오늘(30일)부터 울산급 Batch-III 5·6번함 수주전에 나선 김동관 한화 부회장(사진 왼쪽)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사진 오른쪽).
이미지 확대보기방위사업청은 이날부터 울산급 Batch-III(배치3) 사업의 5·6번 호위함 입찰을 시작한다. 해당 사업 예산은 8334억 원으로 최종 낙찰업체는 다음 달 중순에 결정된다.
가장 유력한 입찰자는 한화오션(부회장 권혁웅)과 HD현대중공업(부회장 한영석)이다. 양 측은 이달 초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각자의 경쟁력을 뽐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대표 어성철) 등 계열사 시너지를 앞세워 “선도함보다 뛰어난 후속함”을 강조한다.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체계와 결합해 5·6번함을 기존 호위함보다 뛰어난 선박으로 건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오션은 지난 7~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년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차세대 함정 4종을 선보였다.
이미지 확대보기HD현대중공업은 1975년 한국형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 주도 등 100척 이상의 함정을 건조한 경력을 앞세워 수주 자신감을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1975년 이후 1980년대 국산 호위·초계함 총 8척, 2000년대 스텔스(문무대왕함)·이지스함(세종대왕함)을 자체 개발·건조했다. 2010년에는 또 다른 이지스함인 ‘서애류성룡함’도 제작했다.
HD현대그룹은 지난 7~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MADEX'에 참가, 한국형 해상 방산에 대한 새로운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한편, 이번 5·6번함 수주전의 성패는 내년에 예정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DDX는 선체부터 각종 무장까지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총 7조8000억 원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 입찰을 따냈고, 내년에 상세설계와 함건조 입찰을 진행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5·6번함 수주전을 기점으로 각 사의 총역량을 선보인 만큼 해당 수주전의 기세가 KDDX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행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이 5·6번 호위함과 KDDX 수주를 동시에 성공할 경우 그가 목표로 세운 ‘K-록히드마틴’의 현실화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김 부회장은 오는 2030년 글로벌 방산업계 TOP10을 꾀한다.
정기선 사장 역시 해당 수주전 승리를 통해 해양 방산 명가를 재확인, 본격적인 3세 경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지난해 ‘미래 개척자(Future Builder)’라며 HD현대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내세운 정 사장에게 KDDX 수주 성과는 차기 총수로서 위상을 공고하게 할 수 있어서다. 그는 자율운항, 친환경 선박·건설기계, R&D 역량 육성 등을 통해 ‘2030년 글로벌 초일류 기업’ 도약을 추진 중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