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대표 이현승닫기이현승광고보고 기사보기),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배재규), 키움투자자산운용(대표 김성훈) 등 후발주자 맹추격도 거세다.
공모펀드에서 ETF로 투자지형이 재편되면서 운용업계 ETF 진출이 대세가 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저렴한’ 수수료 상품 라인업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운용사들은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는 액티브 ETF에서 승부수를 걸고 있다.
국내 ETF 진출 운용사는 23개까지 늘어났다. ETF 시장 점유율 순위를 보면, 삼성자산운용(40조2413억원, 41.5%)이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35조2381억원, 36.3%)이 2위다. 두 운용사가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KB자산운용(8조4897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4조4768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2조5569억원), 한화자산운용(대표 권희백)(2조3277억원), NH-Amundi자산운용(대표 임동순)(1조4981억원), 신한자산운용(대표 조재민닫기조재민광고보고 기사보기, 김희송)(1조4419억원) 순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02년 10월 ‘KODEX 200’ 상장으로 한국 ETF 시장 신호탄을 쏜 운용사다. 부동의 순자산 1위 KODEX 200 ETF(2023년 5월 말, 5조9553억원)에 이어, 2022년 4월 상장한 국내 최초 무위험지표금리(KOFR) 추종의 ‘파킹통장형’ KODEX KOFR 금리 액티브(합성) ETF도 순자산 3조9432억원으로 3위에 올렸다. 2023년 5월 말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삼성 KODEX ETF 중 순자산이 1조원 이상 ETF는 11개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TIGER ETF 브랜드뿐 아니라, 미국 Global X(글로벌 엑스), 호주 ETF Securities(현 Global X Australia) 등 해외 운용사 인수를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 온 운용사로 꼽힌다. 미래에셋이 미국, 호주, 홍콩, 일본, 한국 등 전 세계에서 운용하고 있는 ETF 규모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이미 10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국내 ETF 시장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전체 ETF에서 해외 영토를 넓혀온 미래에셋이 삼성보다 오히려 다소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KB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최다(最多) 채권 ETF 종목을 라인업하고 있는 운용사다. 채권 ETF는 그동안 채권 상품에 익숙하지 않았던 개인투자자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 ETF 1세대’ 배재규 대표 체제 가운데 지난 2022년 10월 브랜드를 ‘ACE(에이스)’로 새 단장해서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도 지난 2002년 KOSEF 브랜드로 국내 ETF 선발대였던 전통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경우 성장 속도 면에서 부각된다. ‘원조’ 월배당 ETF 운용사로, ‘틈새시장’을 노려 개인투자자의 지속적인 순매수를 이끌어냈다.
특히 ETF는 분산투자에서 강점이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섹터를 넘어 메가트렌트에 투자할 때 장기적인 성패를 쉽게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기업보다 유망한 여러 기업에 투자하는 게 승률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투자 연금시장 성장도 ETF 투자를 이끌고 있다. 연금저축 또는 IRP(개인형퇴직연금)를 포함한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ETF에 투자할 경우,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한다면 3.3~5.5%의 저율 연금소득세만 부과된다.
한국 ETF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ETF 리서치·컨설팅 업체인 ETFGI에 따르면, 전 세계 ETF 순자산 규모는 2023년 6월 현재 10조 달러(한화 1경2870조원)를 웃돈다. 100조원 시대를 앞둔 국내 ETF 순자산은 글로벌 전체 기준으로 보면 1%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TF 전성시대에 낮아진 수수료 수입 돌파구로 운용업계에서는 액티브 ETF에 주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어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알파(α)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투자 대안을 확대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