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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못 미치는 ‘대환대출’ 초반 행보…은행 입점 기다리는 핀테크사 [원스톱 대출 갈아타기]

김경찬 기자

kkch@

기사입력 : 2023-06-19 15:12

인터넷은행 자사 앱에서만 대환대출 제공
연내 주담대로 확장 플랫폼 입점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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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의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갈무리

카카오페이의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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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손쉽게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행 첫날 474억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하면서 흥행을 예고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이동 상당수가 은행 간 대출 이동이지만 1금융권 은행들의 인프라 참여가 저조해 기존 예상했던 만큼의 트래픽이 발생하지 않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은행, 저축은행, 카드·캐피탈사에서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 정보를 쉽게 조회해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다. 대출비교 플랫폼과 다른 금융회사 앱을 통해 총 53개 금융회사의 대출을 조회할 수 있으며 은행에서는 19개사 모두 대출을 조회할 수 있다.

대환이 가능한 기존 대출은 53개 금융회사에서 받은 10억원 이하의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보증·담보 없는 신용대출이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대출의 경우 대출계약을 실행한 지 6개월이 경과한 이후에만 시스템을 이용해 갈아탈 수 있다.

다만 대출비교 플랫폼 앱에서는 각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금융회사들의 대출조건이 제시되므로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는 금융회사는 플랫폼별로 상이하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국민·농협·신한·하나·우리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1금융권 8개 은행이 입점했으며 토스에는 농협은행과 하나은행 등 6개사가, 네이버파이낸셜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 3개사가 입점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기존 대환대출 시 금융회사 두 곳의 영업점을 방문하며 최소 2영업일을 기다려야 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 앱으로 손쉽게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해 많은 자산 이동이 전망됐다.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첫날(31일) 총 1819건의 대출이동을 통해 약 474억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당국도 기존 시범운영 기간동안 금융회사별 연간·월간 신규취급 한도를 제한했으나 현재 대환대출 인프라 운영의 초기 단계로서 상당수 차주들의 대환 수요를 고려해 당분간 금융회사별 취급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일까지 5영업일 동안 8936건의 대출이동을 통해 약 2346억원의 대출자산이 이동했지만 핀테크 업계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환대출 시행 첫날 은행 간 대출이동이 전체의 90% 이상에 달하는 등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참여가 저조해 플랫폼을 통한 대환대출 이용률이 기대보다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생각보다 저조한 참여로 대환대출 인프라가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그렇게 인식하는 금융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대환대출 인프라가 보다 흥행하기 위해서는 은행들이 적극적인 플랫폼 입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5개사가 모두 입점한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며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카카오페이를 제외하고 다른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자체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부 플랫폼에 입점한 시중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모두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있다. 대환대출은 대출비교 플랫폼이나 개별 금융회사 앱을 통해 가능하며 대출 갈아타려는 금융회사 앱이 설치돼 있어야 대환대출 실행이 가능하다.

비대면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높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만큼 기존 설치 건수도 많아 다른 금융회사 대비 접근성이 높다. 인터넷은행 모두 자사 앱을 통해서만 대환대출을 제공하고 있지만 높은 MAU와 금리 경쟁으로 초반부터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카드사도 대환대출 플랫폼 입점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신한카드가 카카오페이와 토스에 입점했으며 KB국민카드가 네이버파이낸셜에 입점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도 입점을 추진하고 있으나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하나카드 등은 검토중으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경우 중도상환수수료가 별도로 없어 다른 대출보다 대환대출이 용이하며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금리 메리트가 떨어져 고객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카드론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대출계약을 실행한 지 6개월이 경과한 이후에만 시스템을 이용해 갈아탈 수 있으며 현재 금융회사 앱을 곧바로 이용해야 대환이 가능하다. 플랫폼을 통한 카드론 조회와 대출 갈아타기는 다음달부터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소비자가 주택담보대출을 쉽게 비교하고 유리한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할 예정으로 주담대가 대환대출 인프라에 포함되면 1금융권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6조4000억원으로 이중 주담대 잔액은 807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가계대출의 76.5%를 차지하고 있어 차주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부터 운영 중인 실무TF를 확대 개편·운영해 주담대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주담대의 이동은 금융회사 간 고객의 기존 대출금만 주고받으면 완료되는 신용대출과 달리 상대적으로 긴 처리시간과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는 등기 이전을 거쳐야 해 등기 절차의 간소화 방안을 중점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인프라 구축의 대상을 소비자 편익을 가장 크게 개선할 수 있으면서도 담보 물건의 시세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은행권 아파트 주담대 등을 대상으로 우선 구축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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