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수 소비 부진과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가 부담 등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인해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실적이 뒷걸음치는 상황에서 독보적 행보를 보이는 부문이 있었다. 바로 해외 식품사업이다.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영업이익은 50% 이상 크게 늘었다. 전체 식품 사업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9%로 확대됐다.
해외 식품사업 부문 호조는 올 1분기만의 일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1조6647억원에 달했는데, 이 또한 해외 사업 흥행 덕분이었다.
CJ제일제당은 관계자는 “국내 식품 사업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해외 사업이 연간 매출 5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이 45% 늘어나며 실적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 사업은 ‘K-푸드’ 해외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넘겼다”면서 “미국 매출이 약 20% 늘었고,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및 일본, 중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바로 CJ그룹 3세인 이선호닫기이선호기사 모아보기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 실장 경영리더다.
1990년생인 이 실장은 미국 컬럼비아대학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상반기 CJ그룹에 입사했다.
2017년 부장으로 승진하고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을 거치며 경력을 쌓아갔다. 지난 2021년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을 맡아 비비고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글로벌 마케팅 계약을 주도했고, 그 해 12월에는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하는 등 성과를 냈다. 이 실장은 성과를 인정받아 연말 정기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CJ는 조직개편을 통해 이 실장 보직을 기존 식품전략기획1 담당 경영리더에서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변경했다.
CJ제일제당은 인사 발표 당시 “이 실장은 식품전략기획1담당으로 있으면서 미국 슈완스 법인과 CJFood 법인을 성공적으로 통합하는 등 미주사업 대형화 기반을 구축하고, 식물성 식품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식품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보직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 글로벌 공략 핵심 거점으로 지난해 초 신설됐다. 산하에 전략기획1담당과 2담당을 분리해 두고 있지만 이 경영리더가 실장에 오르며 1, 2 담당 모두를 총괄하게 됐다. 미주 유럽 아태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과 신사업 투자 등을 담당하며 사내벤처 외부 스타트업 협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K-푸드 세계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 실장 다음 목표는 유망한 한식 셰프 발굴이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이달 초 ‘퀴진케이(Cuisine. K)’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은 “전 세계인이 1주일에 1~2회 이상 한식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갖고 있다. 이에 이 실장은 아버지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직접 기획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이번 프로젝트는 K-푸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면서 “미래의 꿈이지만,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처럼 전 세계인이 한국 식문화를 배우는 한식 전문학교 설립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퀴진케이 프로젝트는 국제요리대회 출전 국가대표팀 후원, 한식 팝업 레스토랑 운영, 해외 유명 요리학교 유학 지원 및 한식 교육 과정 개설, 한식 명인, 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식자재 연구 클래스, 한식 파인 다이닝 실습 등 5개 핵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CJ제일제당은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셰프들 성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식품성장추진실 산하에 전담 조직 ‘한식245′를 신설하고 외식사업 및 한식 전문가 등 인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으로 전 세계인이 한식을 배우는 ‘국제한식전문학교’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 등 가공식품을 앞세워 ‘K-푸드 세계화 1.0 ‘을 일궜다면, 더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식 셰프들을 키워 세계인들의 삶에 K-푸드가 더 깊숙이 녹아들도록 ‘K-푸드 세계화 2.0′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