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비중이 큰 키움증권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의 힘' 수혜를 입고 실적 1위로 올라섰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충당금 설정 부담이 적은 증권사들의 실적 선방도 두드러졌다.
대신 IB(기업금융)가 수익기둥인 증권사는 PF 신규 딜(Deal) 급감 타격을 받았다.
증시 반등을 비롯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손이 개선돼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운용손익도 힘을 보탰다.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지배지분 기준)도 29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8% 증가했고, 증권업계 1분기 1위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 분기보다 41%가량 늘었다. 경쟁이 치열해진 해외주식 수수료는 국내주식 대비해서는 다소 부진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국내주식 시장점유율(MS)은 2023년 1분기 말 30.6%, 해외주식 MS는 31.5%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의 고객 계좌수는 2023년 1분기 말 활동계좌수 기준 260만좌다.
PI(자기자본투자)를 포함한 운용손익의 큰 폭 개선도 힘을 보탰다.
키움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가 제한적인 편이다. 키움증권 계열 키움저축은행, 키움캐피탈이 충당금 설정 이슈가 있다.
영업이익 기준 1분기 실적 2위는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이 약진했다.
삼성증권의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66.4% 증가한 2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초고액자산가 등 고객 기반 성장을 지속했다. WM(자산관리) 사업의 경우, 별도 기준으로 자산 1억원 이상 고객수(HNWI)가 전분기 대비 15.5% 증가했다.
시장금리 안정화 효과로, 운용손익, 금융수지가 전분기 대비 988.9% 급증했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은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2% 감소로 방어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흑자전환이다. 1분기 순이익은 2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우량채와 발행어음 등 상품 공급으로 개인고객 자산이 크게 늘어났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로 브로커리지 부문 수수료 수익도 힘을 보탰다. 금리하락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되며 운용 부문에서도 양호했다.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이만열)은 자기자본 11조원 시대를 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8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2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비율도 업계 최저수준인 18%로 집계됐다.
태풍의 눈인 CFD(차액결제거래) 서비스를 전혀 하지 않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선방하고 있다. 또 운용손익에는 보유 투자자산 자산재평가이익도 포함됐다.
특히 미래에셋은 국내에서 가장 큰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증권은 1분기 해외사업 관련 환산손익이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선두권으로 나와 증권업계 파고 속에서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기록을 세웠던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은 순위가 밀렸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자회사인 메리츠증권은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메리츠증권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19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줄었다. 전기 대비해서는 17.7% 증가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 작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신규 딜 감소 영향이 포함됐다.
세일즈 앤 트레이딩(S&T, Sales&Trading) 부문이 메리츠증권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4월 25일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단일 상장사로 출범했다. 2분기부터 '원 메리츠(One Meritz)' 효과가 반영될 수 있다.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도 전년 대비 반등했다.
KB금융지주의 자회사인 KB증권(대표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은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8% 증가했다. 1분기 연결 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14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6% 늘었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수탁수수료 증대와 함께, 원화채권, 발행어음 상품 공급에 따라 WM(자산관리) 수익을 키웠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은 2023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5% 증가했다. 1분기 연결 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18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늘었다. 금리 하락, 증시 상승 등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되며 운용 실적이 개선됐다.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불거진 CFD(차액결제거래) 관련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13곳(교보, 키움, 삼성, 메리츠, 하나, 유진, DB, 한투, KB, 신한, SK, NH, 유안타)가 CFD를 취급하고 있다.
CFD 고객채권 미회수에 따른 손실규모는 2분기 실적이 나오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11일 'CFD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리포트에서 "CFD 사업구조 상 투자자가 손실정산을 회피함에 따른 미수채권 회수리스크는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가 부담하게 되는데,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