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은 회장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독일·폴란드·세르비아에 위치한 슈페리어 에식스(SPSX) 생산거점(전기차용 권선, 배터리 부품, 통신케이블 공장 등)을 방문했다. SPSX는 LS그룹의 미국 전선 계열사로 지난 1월 유럽 최대 무산소동(OFC : 산소 포함량이 0.001% 미만으로 전도율이 월등히 높은 고순도 구리) 유럽 최대 생산기업 L&K를 인수했다. 이번 현장 경영에서 구 회장이 방문한 곳은 L&K를 비롯해 LS전선 폴란드 법인,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난 2~10일 국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분야 사업 강화를 위해 취임 첫 현장 경영에 나섰다. /사진=LS그룹.
이미지 확대보기그가 첫 해외 현장 방문지로 유럽을 선택한 것은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서다. LS그룹은 L&K 인수가 해당 목표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즉, L&K가 생산한 무산소동을 SPSX 독일·세르비아 공장에 공급하고, 이를 전기차 구동모터용 권선으로 제작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게 공급하겠다는 것. 계열사간 협력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 밸류체인을 구축,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구자은 회장은 L&K 방문 당시 “전통적으로 완성차 및 전기 분야 산업의 강국인 유럽에서 LS그룹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수요가 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 맞춤 대응할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자”며 유럽 생산기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요 계열사인 LS전선(대표이사 구본규), LS일렉트릭(대표이사 구자균, 김동현, 구동휘)는 구 회장의 글로벌 전기차 공략 선봉에 나서고 있다. 우선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물적분할한 LS이모빌리티솔루션(대표이사 김원일)을 앞세워 북미 지역과 유럽 공략에 나선다. 현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현대자동차, BMW, 르노,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북미·유럽 전기차 부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김원일 LS이모빌리티솔루션 대표이사.
주요 제품 중 EV릴레이(기기 및 통전회로 제어 목적으로 사용되는 개폐장치)는 유럽, BDU(Battery Disconnect Unit : EV릴레이와 전류 센서, Pre-charge 저항, 퓨즈 등이 조합된 모듈로서 배터리와 인버터 사이에 장착되는 제품)는 GM·포드 등 북미 시장이 타깃이다. 작년부터 건설 중인 중국 해외 생산기지가 준공되면 구자은 회장의 글로벌 전기차 공략 추진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LS전선은 전기차 충전 케이블 등을 앞세워 힘을 보탠다. 지난해 7월 선보인 액랭식 초급속 전기차 충전 케이블은 이를 상징한다. LS전선 관계자는 “초급속 전기차 충전 케이블이 지난해 말 미국 UL인증을 획득했다”며 “이로써 글로벌 전기차 충전 케이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업체와 본격적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아직 국내 시장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S전선은 차세대 이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세계 1위 자회사 LS머트리얼즈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LS전선.
이미지 확대보기차세대 이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 커패시터(UC) 세계 1위인 자회사 LS머트리얼즈(대표이사 홍영호) 상장도 추진한다. LS전선은 지난 3일 KB·키움증권과 LS머트리얼즈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 예정 시기는 올해 상반기다.
LS전선은 LS머트리얼즈 상장을 기점으로 전기차 충선소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전기차 부품, 수소연료전지용 알루미늄 부품 등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UC와 함께 새로운 사업 영토를 확장, LS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부품 선도 행보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편,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육성을 토대로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해당 비전은 2021년 LS그룹 회장 취임 당시 강조했던 ‘양손잡이 경영’의 일환이다. 구 회장은 기존 사업인 케이블과 함께 신사업 ‘배·전·반’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통해 오는 2030년 자산 50조 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