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모두 정보통신 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을 기반으로 탄생한 신생 증권사인 만큼 모바일 기반의 젊은 감각으로 혁신을 이끌겠단 각오다.
당장 눈앞에 놓인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출범 이후 적자가 지속됐던 지라 연간 흑자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실적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말한다.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안정화 등 ‘기술력 향상’이다.
다행히 개인 고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이미 대중화한 플랫폼을 보유 중인 데다 계열사와의 연계 지점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은 강점으로 거론된다. 고객이 더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성장한다면 실적 개선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과물이란 생각이다.
이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김대홍 대표이사는 올해 사임했다.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1967년생으로 증권업계에서만 30년 넘게 몸담은 김 대표가 떠나며 카카오페이증권은 더 젊어졌다.
작년부터 김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직을 수행한 이 대표는 1979년생으로 만 44세다. 오라클(Oracle·대표 래리 엘리슨)과 페이팔(Paypal·대표 댄 슐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 등을 거친 뒤 2018년 카카오페이(대표 신원근닫기신원근기사 모아보기)에서 프로덕트 총괄 부사장을 맡았었다.
이 대표 어깨는 무겁다. 끊어야 할 고리가 있다.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당기 순손실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68억원 △170억원 △480억원으로 적자 폭이 점점 늘었다.
작년 기준 영업수익은 626억원으로, 전년 수익인 752억원 대비 126억원 쪼그라들었다. 연간 수탁 수수료 수익 역시 1년 출범을 늦게 한 토스증권의 15분의 1 수준인 28억원대에 그친 상태다.
실적이 주춤하는 데는 MTS의 늦은 출시가 있다. 토스증권의 MTS 출범 1년 뒤인 지난 2022년 4월에 MTS를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이용자 확보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480만명 고객을 확보하며 첫 분기 흑자전환까지 성공한 토스증권을 뒤쫓는 실정이다.
토스증권과의 차별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인수·주선 등 홀세일(Wholesale·법인 영업) 사업으로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경제가 흔들리며 이렇다 할 성과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지만, 리테일(Retail·개인 영업)과 홀세일 사업을 병행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MTS 고도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다양한 프로모션(Promotion·판촉)도 진행하려 한다. 최근 ‘고구마 줄게 주식 다오’ ‘종목 토론방’ 등 투자에 오락 요소를 넣은 프로모션이 큰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고구마 줄게 주식 다오’는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미국 주식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주식 가격의 상승·하락을 예측하는 퀴즈를 풀고 고구마를 모으는 이벤트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예탁금 이용료율을 5%대로 높이고,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0.05%로 낮추는 등 고객 투자 부담을 지속해서 줄이고 있다”며 “고객 편의성과 실질적 혜택을 고려해 플랫폼 시너지(Synergy·협력 효과)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7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서비스도 계속 고민 중”이라며 “늦게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만큼 거듭된 혁신을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 덧붙였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대표 쇼우 지 츄)에서 동남아시아 광고 영업을 총괄한 김승연 매니저를 영입한 것이다. 토스증권 측은 “회사 성장단계에 따라 집중할 분야에서 시너지(Synergy·협력 효과)를 내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신임 대표는 1980년 3월 27일생으로, 만 나이 42세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젊은 CEO다. 주요 경력으론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인 미탭스플러스(대표 야마자키유이치로)에서 CEO를 맡은 뒤 틱톡에서 한국 총괄 매니저와 동남아시아 총괄 매니저를 역임한 게 대표적이다. 15년가량 온라인 플랫폼 및 광고 분야 전문가로 활동한 것이다. 김 내정자의 임기는 2년이다.
토스증권도 카카오페이증권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수익이 개선돼 전년 대비 1950% 증가한 2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출범 1년 9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연 단위로는 3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분기 기준 흑자전환 달성 기록은 토스 계열사 가운데 최초다. 2021년 당기 순손실이 778억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손실 폭도 절반 이상 줄였다.
새롭게 토스증권 얼굴이 된 김승연 대표는 ‘쉽고 재미있는 주식 거래 서비스’ 극대화를 위해 그간의 경험을 녹여내려 한다. 김 대표는 틱톡에서 일할 당시 사용자를 고려한 콘텐츠(Contents·제작물)와 기술에 주목해왔다. 고객을 세분화해 소통하면서 콘텐츠 수요를 파악해 실제 서비스로 연결한 것이다.
동남아시아 총괄 매니저를 맡은 그의 글로벌(Global·세계적) 경험도 국내에서 미국 주식 시장점유율 20%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투자 선택지를 넓히려는 토스증권의 방향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증권은 올해 2월 미국 주식 월 거래액 4조원을 넘겼다. 거래시간을 국내 시각을 기준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로 확대하고, 유동성공급자(LP·Liquidity Provider)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지난해 거둔 해외 주식 수수료만 380억원 규모다. 이는 전체 수탁 수수료 수익인 약 450억원의 85%에 해당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단계에 따라 집중해야 할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전문가를 리더(Leader·대표)로 모시고 온 것이라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며 “김 대표는 플랫폼 비즈니스(Business·사업)와 모바일 제품에 특화된 전문가로 향후 웹 주식거래 시스템(WTS·Web Trading System) 플랫폼 확장, 해외 주식 옵션 등 새 상품 출시와 같이 토스증권의 서비스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