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전날(3일) 15억달러(약 1조9457억원)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1775만9040주가 교환 대상으로, 이는 회사의 주식 총수 대비 2.43% 규모에 달한다.
대표주관사는 메릴린치 증권이다. 주당 교환 가격은 이날 종가의 127.5%인 11만1180원이다. 만기는 2030년 4월 11일, 이율은 연 1.25%~1.75% 수준이다. 청약일은 3일부터 진행하고, 납입일은 오는 11일이다. 오는 5월 22일부터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자지급방법은 매 3개월 후급이다.
EB는 기업들이 보유한 자사주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EB투자자들은 납입일로부터 4년이 되는 2027년 4월 11일부터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교환을 원치 않을 경우 채권 금리를 받고 만기에 상환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0년 만에 분기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여전히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다 보니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3조5000억원대~최대 4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9조원대의 설비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19조원)보다 절반 이상 줄이겠다는 것이다. 투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측은 “ 교환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원재료 구매 등 자사 운영자금으로 사용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차입으로 확보한 자금을 파운드리 등 반도체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