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생명이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성공한 가운데 자본관리가 숙제로 남았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도움없이 오는 5월 다가오는 외화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이행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KDB생명의 전신은 금호생명으로 2010년 산은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호아시아그룹에 긴급자금을 수혈하는 대신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지분은 산은의 자회사인 KDB칸서스밸류PEF(KCV PEF)가 92.7%를 보유 중이다. 산은은 KDB생명 매각을 네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2014년에는 DGB금융지주와 국내 소형 사모펀드에 각각 매각하려 했으나 가격 입찰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으며 2016년에는 중국계 자본이 인수를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모펀드운용사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여기에 KCV PEF는 지난해 11월 KDB생명 매각 공고를 발표했다. KCV PEF는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 밀리만, 법무법인 광장을 각각 매각·재무·계리·법률자문사로 선정하는 작업을 마쳤으며 자문사 킥오프 미팅, 실사 등을 진행 중이다. 또 보유 지분 92.7% 전량 매각을 전재로 인수자 자본확충을 위한 신주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 KCV PEF는 공고 당시 올해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분기 거래 종결을 목표로 삼았다.
KDB생명 매각가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2010년 산은은 KCV PEF를 통해 4800억원을 투입했으며 같은 해 유상증자로 3700억원을 쏟아부었다. 2018년에도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처럼 KDB생명이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환율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외환파생평가이익은 4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1874억원 대비 163.7% 성장했으며 투자영업이익도 지난해 5510억원으로 전년 5174억원으로 6.5% 불어났다.
KDB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치매간병보험, 암보험, 치매보험 등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양육자금 활용 기능과 관련 특약을 탑재한 ‘(무)버팀목으로키워주는종신보험’을 내놨다. 보장성보험은 IFRS17 체재 하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서비스마진(CSM)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K-ICS는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 금액만 기본자본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KDB생명은 지난해 자기자본이 6077억원, 자본금이 4743억원으로 나타났다. 즉 콜옵션이 도래한 신종자본증권까지 포함하면 배당가능이익은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금액은 자본적인 성격이 떨어지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일단 산은은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시장의 기대대로 콜옵션이 행사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난해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 사태가 시장에 혼란을 가져다 만큼 KDB생명 콜옵션 미이행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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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DB생명은 계약유지율 제고를 위해 지난해 ‘민원 감축 및 예방을 위한 특단 대책’을 내놨다. 이를 통해 브리핑영업 판정 시 인수를 거절하기로 했으며 고객이 계약 사항과 상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품 계약 체결 후 3개월 내 알림톡 발송하기로 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