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간담회'에 함께 하고 있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신한은행
이미지 확대보기◇개인 고객 이자 1000억원 절감…소상공인·중기 금융비용 623억원↓
신한은행은 24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상생금융 간담회’를 열어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 방안은 개인 고객 대상 금리인하와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 대상 금융지원으로 구성된다.
먼저 모든 가계대출 신규·대환·연기 고객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신규·대환) 금리 0.4%포인트 ▲전세자금대출(신규·대환·연기) 금리 0.3%포인트 ▲일반 신용대출(신규·대환·연기) 금리 0.4%포인트 ▲새희망홀씨대출(신규) 금리 1.5%포인트를 인하한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개인 고객의 이자 비용이 약 1000억원 규모로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차보전 대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이차보전 기간 종료에 따라 금리가 인상될 수 밖에 없는 대출에 대해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이차보전 기간을 연장해 이자비용을 줄여준다. 이차보전은 국가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한 부문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있을 때 시중은행 대출금리와의 차이를 보상해주는 제도다.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지자체 협약상품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의 보험료도 지원한다. 앞서 취약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 2분기 중 시행 예정이었던 ▲신용등급 하락 시 금리 상승분 최대 1%포인트 인하 ▲금리 7% 초과 취약 중소기업 최대 3%포인트 금리 인하 ▲변동금리대출 고정금리 전환 시 현재 금리 유지 등 지원책은 이달 말로 앞당겨 시행한다. 이를 통한 소상공인·중소기업 고객의 금융비용 절감 예상 규모는 약 623억원 수준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상생금융 확대를 통해 추가되는 금리 인하로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향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생금융 정책 컨트롤 타워 ‘상생금융기획실’ 신설
이날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 발표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연령·유형별 고객 대표 10명이 함께 최근 금융환경과 관련된 애로·건의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신한은행은 금융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상생금융기획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상생금융기획실은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상생금융 정책을 수립한다. 지속 가능한 상생노력 추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담회 후에는 ‘신한SOHO사관학교’ 23기 수료식도 진행됐다. 신한SOHO사관학교는 2017년부터 시작된 신한은행과 소상공인의 상생 동행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은행내외 분야별 전문가들이 ▲소상공인진흥공단 연계 정부제도 소개 및 신청 ▲SNS활용 마케팅방안 ▲상권분석 ▲부동산 시장 등의 커리큘럼과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한다.
이번 23기 수료식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자리해 수료 축하 메세지를 전달하고 수료생 대표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수료생들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는 간담회도 진행하는 등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시간도 가졌다.
정상혁 행장은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신한은행은 여러 활동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사회적 기대에는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번에 특히 미흡한 부분 개선해야겠다는 부분에서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고객들의 대출이자 부담 등을 일정부분 분담해야 하지 않느냐는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상생금융 방안은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원을 상세하게 마련했고, 그 핵심은 금리를 인하하는 부분”이라며 “고객과 상생할 수 있도록 고객이 체감하는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 상생 금융을 선도하고, 이런 부분들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은행의 상생금융 및 자영업자 지원 노력 격려를 위해 최근 연달아 은행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이달 8일 BNK부산은행을, 9일 KB국민은행을 찾았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 이후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의 사회적 역할과 상생 금융 확대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행보의 일환이다. 이 원장은 내달 중 DGB대구은행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이날 상생금융 간담회에서 “최근 은행권이 자율적인 상생 방안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들을 지속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이러한 은행의 노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자리잡아 고객과의 동반자 관계를 확고히 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은행의 수익기반이 더욱 견고해지면서 은행이 장기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상혁 행장 “내부통제·금융소비자보호 등 기본에 충실”
지난달 15일 공식 취임한 정상혁 행장은 이번 간담회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정 행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 행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이 고객 중심 밸류, 기본에 충실한 은행, 신뢰로 도약하는 미래”라며 “그 속 담겨 있는 내용은 내부통제, 금융소비자 보호 부분 등에 대해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 사태 등 지난해에도, 그 이전에도 고객의 신뢰가 많이 훼손된 부분이 있었다"면서 "고객의 신뢰를 빨리 회복해 야되겠다는 것이고, 그 기반 하에서 디지털이나 자본시장, 글로벌 부분 등에 대한 미래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