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박슬기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16일 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달 대형마트 휴무를 평일로 전환하면서 지역 내 대형마트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0~20%가량 늘었다. 일요일 매출이 평일 대비 2.5~3배가량 높은 만큼 평일 휴무 전환을 통한 매출 상승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구지역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족 단위 소비자가 늘었고 주변 상권에도 사람들이 모여 이전보다 상권이 활발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도 나섰다. 지난 8일 중소유통업계 이해당사자인 청주시전통시장연합회와 충북청주수퍼마켓협동조합과 대형유통업계 이해당사자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합의했다. 충주시는 이를 토대로 이르면 4월 또는 5월 중으로 평일 변경을 시행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2012년 시행된 영업규제에 따라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을 해야 했다. 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할 수 없고, 영업이 끝난 이후에는 온라인 배송도 금지했다. 당초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규제였지만 전통시장 보호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실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정부와 대형마트‧중소유통 업계는 지난해 12월 28일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대형마트의 ‘월 2회 일요일 의무휴업’이나 ‘새벽 시간(자정~오전 10시) 영업금지’ 제한을 푸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이번 협약을 통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등에 관련해서는 각 기관이 지자체별 상황을 고려해 지정하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대구시는 같은 달 19일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기 위한 ‘대‧중소 유통업 상생발전을 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 협약’을 체결하고 추진했다.
하지만 마트 노조들의 반발이 거세다. 건강권과 휴식권을 침해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민주노총 마트노조 부산본부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변경하는 방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부산본부는 “마트 노동자도 의무 휴업의 명백한 이해 당사자”라며 “이해 당사자와 합의 없이 진행되는 모든 평일 변경 절차는 향후 법적 대응을 포함한 투쟁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은 대형마트의 24시간 365일 영업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며 “이렇게 되면 노동자는 다시 오랜 야간 노동으로 떠밀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 노조는 의무휴업 변경 반대 의견서를 각 구·군에 전달하고, 전국 마트 노동자와 연대해 이를 막겠다고 나섰다.
앞서 대구 마트노조 역시 지난달 10일 의무휴업 평일 변경 고시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고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대구지법 제2행정부(부장판사 신헌석)는 원고 마트산업노동조합이 피고 대구시 달서구청장에게 제기한 의무휴업일 변경지정고시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와 함께 수성구, 북구 등 4개 구청을 상대로 한 집행정지 신청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신청 취지 기재 처분으로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예전부터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수요일에 쉬는 곳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았다”라며 “의무휴업일을 평일에서 주말로 다시 바꾼다고 해도 반대의 목소리는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