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최근 5년만에 앱을 리뉴얼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이미지 확대보기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월 12개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조 51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 줄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 가운데 백화점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비심리 위축과 해외여행 재개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다. 증권가에서도 백화점 업계 낮은 성장률을 주목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지난 1월 매출이 전년대비 3.8% 감소했고, 구매 건수는 3.4% 줄어 들었다. 김명주 연구원은 “1월 강추위에도 의류 카테고리가 예상보다 부진해 0.7%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백화점 명품 매출 성장세를 보면 평균 5% 대에 그쳤다.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 신장률은 5%, 신세계백화점은 5.3%, 현대백화점은 5.8%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35%, 신세계백화점 47.8%, 현대백화점 20.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폭이 크게 줄어 들었다.
리빙 상품군은 역성장했다. 롯데백화점 리빙 매출은 전년 대비 -5%, 신세계백화점은 2.1%, 현대백화점은 -3.9%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프리미엄 가전, 인테리어 소품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는데, 최근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리빙 상품군 소비가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품이 워낙 고성장했고, 기저효과도 큰 편이었다. 리빙 분야 역시 부동산 시장이랑 직결돼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백화점 업계 돌파구는…온오프라인 통합·화장품 마케팅
롯데백화점 발렌티노 매장에서 립을 발라보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이미지 확대보기롯데백화점은 5년 만에 앱을 전면 리뉴얼했다. 취향 기반 개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고객 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 특히 온·오프라인 2가지 모드를 이용할 수 있는 게 주요 특징이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 안에서 앱을 사용할 때와 밖에서 사용할 때 각기 다른 모드로 운영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앱이 단순 정보성 앱보다는 고객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라이프스타일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서비스 고도화와 편의성 개선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립스틱 페어’도 연다. 이번 행사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열린 것으로, 총 16개의 립스틱 브랜드가 참여한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행사 마련 계기에 대해 “봄 맞이 립스틱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관련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색조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이 내놓은 시코르 메타버스 매장.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이미지 확대보기신세계백화점 역시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뷰티 편집숍 ‘시코르’를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에서 선보인다.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를 겨냥해 신규 판매 채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해당 플랫폼에서는 상품 구성은 물론 인테리어 등을 실제 시코르 강남점 매장 배경으로 구현했다. 지난 1월 테스트를 거친 메타 시코르는 온라인에 익숙한 2030세대 고객이 한달 간 50만명 넘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시코르닷컴 매출 신장률은 30%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2030세대 고객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신세계백화점은 3월부터 상시로 운영되는 메타 시코르에서 나스, 맥 등 30여개 브랜드 대표 인기 상품 100여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시코르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를 지속해 나가는 등 다양한 차별화 컨텐츠로 업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핫'한 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지속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MZ세대 고객유인이 활발하게 유입되면서다. 최근 영화 ‘더 퍼스트:슬램덩크’ 팝업스토어는 MZ세대 뿐만 아니라 중년들 관심까지 받았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6일부터는 덴마크 완구 기업 레고그룹과 협업해 방탄소년단 레고 팝업스토어를 연다.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Dynamite)’ 뮤직비디오를 테마로 꾸며진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신상품 체험부터 레고로 만든 ‘레고 BTS 콘서트 디오라마’ 전시와 레고 미니피겨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걸그룹 에스파 첫 단독 콘서트를 기념한 팝업스토어 ‘컴 투 마이 일루전(Come to MY illusion)’을 진행하기도 했다.
◇ 백화점, MZ세대 고객 위한 전략 강화 분위기 형성
더현대서울에 열린 에스파 팝업스토어.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이미지 확대보기백화점 업계는 MZ세대 고객 유치를 위한 전략 강화에 힘을 쓰는 분위기다. 명품과 리빙 분야가 환경 변화에 민간한 만큼 영패션 분야와 디지털 혁신을 통해 MZ세대 뿐만 아니라 10대까지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앱을 리뉴얼 한 것 역시 취향 반영 콘텐츠 강화를 통해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함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6월에는 MZ세대 전용 멤버십 ‘와이 커뮤니티’도 내놨다. 20세부터 35세 고객들을 위한 유료 멤버십 제도로, 무료주차, 발레샆킹 등 혜택을 즐길 수 있고 호텔 애프터눈 티 세트 등 프리미엄 웰컴 기프트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아트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기획하며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MZ세대를 본격적으로 겨냥하기 위해 나섰다. 센텀시티점에 영패션 전문관인 ‘하이퍼 그라운드(HYPER GROUND)’를 열었다. 업계 최초·지역 단독 브랜드 등 지역 특화 콘텐츠를 앞세운 것이 특징으로, 전체 47개 브랜드 중 20여개 브랜드가 지역 단독 신규 브랜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하이퍼 그라운드 전체 면적의 40%에 해당하는 일부 매장만 공개됐음에도 동일 면적 대비 전년보다 매출이 20.5% 더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센텀시티 뿐만 아니라 강남점 등 영패션 분야를 리뉴얼했고, 남성 부분 등 다른 장르에 대한 리뉴얼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 연계를 위해 앱 고도화 작업도 진행과 함께 세분화된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특정 장르에만 의존하는 전략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장르를 강화하고 기존점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에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주요 점포 리뉴얼과 자체 편집숍 확대 등을 과감히 추진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고객 유입을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판교점, 목동점 등 각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대대적 리뉴얼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점포가 위치한 상권 및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해 럭셔리 브랜드 및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 등을 대거 유치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브랜드 차별화에도 힘을 준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건 뷰티 편집숍 ‘비클린(B.CLEAN)’을 연내 천호점, 중동점 등에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최근 ‘미닝 아웃’(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비건 화장품이 식품과 명품에 이어 MZ세대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앵커 콘텐츠로 자리매김 했다는 판단에서다. 또 현대백화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스트릿 패션 편집숍 ‘피어(PEER)’도 주요 점포에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와 엔터테인먼트 등을 선도적으로 들여와 현대백화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점포 리뉴얼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Z세대 고객을 위해 팝업스토어와 같은 신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