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특히 올해 그의 보수는 최대 2배 가량 올라갈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시기 국내 항공업계 임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고군분투하던 와중에도 등기임원 급여를 올려 눈총을 받기도 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총 50억원 규모인 이사 보수 한도(사내·사외이사 포함)를 90억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기존 대비 80% 상승한 규모다.
지난해 기준 양사 이사회 구성원은 한진칼이 15명, 대한항공이 12명이다. 대한항공은 40억5000만원, 한진칼은 총 43억9000만원을 지난해 이사회 보수로 지급했다.
이번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하면 대한항공 이사회 1인당 보수는 7억5000만원이 된다. 이사회 멤버가 15명에서 13명으로 줄어드는 한진칼은 6억9230만원 정도가 된다.
다만 지난해 양사 사외이사들에게 배정된 보수 총액이 10억원 이하(대한항공 7억 6145만 원, 한진칼 7억 93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조원태 회장 등 등기 임원들 보수는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지난해 양사로부터 총 34여억원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이 8억6919만원을, 한진칼이 8억4900만원을 조 회장에게 각각 지급했다. 따라서 지난해 전체적으로 조 회장 보수는 대한항공에서 17억3800여만원, 한진칼에서 16억9800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올해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가 상향 조정되면 조 회장 보수는 대한항공, 한진칼로부터 각각 33억~34억원 규모가 될 수도 있다. 올해 전체적으로 최대 70억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조 회장 상속세와 관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태 회장 일가는 지난 2019년 고 조양호닫기조양호기사 모아보기 회장 별세로 총 2700억원 규모 상속세를 신고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약 6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조 회장은 상속세를 내년 10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분납할 계획이다. 2019년 10월 첫 상속세를 납부한 이후 현재까지 총 4차례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은 그동안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왔다. 지난해 11월 기준 조 회장은 한진칼 주식 160여만주를 상속세 연부연납 담보로 냈다. 또 금융권에 한진칼 주식 200만주 이상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상속세 자금을 조달해왔다.
내년까지 아직 2번의 상속세 납부(총 200억원 추산)가 남아있는데 이번에 급여를 늘려 연 1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재원에 보탤 것이라는 추정이다.
대한항공은 포스트 코로나로 항공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항을 누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3조4127억원, 영업이익 2조883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장거리 노선 수요 회복으로 수익성 상승,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이사 보수한도 상향과 관련해 대한항공은 등기임원 급여가 주총 승인 한도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안 논란으로 소비자들 반발도 있었던 만큼 이사 보수한도 조정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