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는 급격히 확대된 소형SUV 시장을 잡기 위해 현대차가 2017년 처음 내놓은 모델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각종 편의사양으로 무장하면서도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쌍용차 티볼리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기아 셀토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코리아 XM3 등 경쟁 신차가 나오면서 입지가 흔들렸다. 특히 기존 소형SUV 보다 한 체급 가량 덩치를 키운 셀토스가 나오며 코나가 갖던 프리미엄이 퇴색시키고 "2열 공간이 좁다"는 단점만 부각됐다. 코나가 모델 노후화가 더 심했던 티볼리보다 지난해 판매량에서 밀렸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차 소형SUV 디 올 뉴 코나.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차는 6년 만에 2세대 코나로 풀체인지(완전변경)하며 디자인, 크기, 첨단사양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높은 상품성으로 재무장했다.
지난달 27일 현대차가 마련한 신형 코나 시승행사에서 차량을 체험했다.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자유로를 거쳐 파주 월릉면 일대를 왕복하는 약 80km 코스를 달렸다.
시승차량은 가솔린 1.6터보 2WD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사륜구동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거의 풀옵션이 적용된 3300만원대 모델이다.
신형 코나가 구형과 차이를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한 체급 키운 덩치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4350mm, 2660mm로 145mm, 60mm 길어졌다. 셀토스와 비교하면 전장은 40mm 짧지만 휠베이스는 30mm 길다. 외관 크기는 작지만, 실내공간은 오히려 더 확보했다는 의미다.
엔진은 기존과 동일하다. 가솔린 모델은 1.6터보(198마력, 27 kgf·m), 2.0(149마력, 18.3 kgf·m) 모델이다. 친환경 라인업으로 가솔린 하이브리드 1.6터보와 전기차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고성능 모델인 코나N은 글로벌 환경규제 장벽이 높아져 이전과 같이 내연기관 버전으로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시승차량인 198마력의 1.6터보 엔진은 일반도로를 쾌적하게 주행하기에 차고 넘친다. 변속기는 이질감이 심하다는 이유로 불만이 많았던 7단 DCT(듀얼클런치 변속기)에서 8단 자동으로 바꿨다. 시속 90~100km까지 부드럽게 가속했다. 핸들링은 다이나믹 하기 보단 안정적이다. 급격하게 코너를 돌았을 때 중심을 잡아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덤프트럭이 다니는 공사현장을 지나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 안내음과 함께 스스로 공기청정 기능을 작동하기도 했다. 이것도 신형 코나에 새롭게 적용된 기능이라고 한다.
실내 디자인은 경쟁 차량 중에서도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형 스마트폰을 옆으로 세워놓듯한 12.2인치 계기판과 12.2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이 차급대에선 유일하다. 신형 그랜저에서도 선보인 운전대 옆에 배치한 변속버튼 디자인으로 공간 활용성도 높였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치곤 실내 버튼은 현대차답게 넉넉한 편인데, 배치나 활용도 면에서는 조잡하다는 느낌은 없고 익숙하고 편리했다.
연비는 리터당 14.1~15.0km가 찍혔다. 주행을 시작하고 처음 15분 가량은 9~10km였다가 고속화도로를 정속 주행하니 눈에 띄게 올라갔다. 고속 연비에 강점이 있다. 이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12.2km다.
주행 면에서는 소형SUV를 뛰어넘었다고 보기엔 어려운게 아닌가 한다.
폭설이 내린 다음날 시승을 한 점도 영향이 있겠지만, 노면 소음은 셀토스 이상으로 느껴졌다. 소형 차급임을 고려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다만 중형급 차량을 타던 사람이라면 민감할 수 있으니 구입 전에 체크하는 게 좋을 듯.
종합하면 신형 코나는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승부하는 최상급 소형SUV다. 소비경험에 큰 가치를 두는 소비자를 타깃을 잡은 모델로 느꼈다.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선제적으로 장착해 안전한 주행·주차를 원하는 초심자라면 더욱 알맞다
더 직접적으로 셀토스와 비교하면 어떠냐고 묻는다면, 전반적인 차량 능력은 비슷하다고 본다. 첨단기술에 민감하다면 상위급 옵션이 더 많은 코나가 낫지만, 옵션 선택폭은 셀토스가 다양하다.
또 4인 패밀리카로 활용성은 충분하지만 그러기엔 가격이 걸림돌이다. 어느정도 사양을 타협하면 공간성을 갖춘 준중형SUV 투싼·스포티지·토레스가 있고, 주행성능은 쏘나타·K5 등 중형세단이 앞선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