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회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후 수익성 지표 개선을 이끌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020년 1.8%에서 지난해 2.4%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 26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삼성화재(2827억원)에 이어 업계 2위에 등극했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최대실적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683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실적도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도 김 부회장은 2025년까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자고 언급하는 등 직원들에게 의지를 내비쳤다. 트리플 크라운이란 장기인보험 매출 1등, 당기순이익 1등, 시가총액 1등을 의미하며 당시 김 부회장은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그동안 김 부회장은 설정한 목표를 이뤘다. 2015년 취임 후 제시한 ‘33플랜’은 사실상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2019년 목표치에 도달했다. 33플랜은 3년마다 순익 기준 업계 3위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만년 5위로 평가받던 메리츠화재를 명가 반열에 올렸다.
또 “자동차보험이 적자산업이라는 뿌리 깊은 편견을 메리츠화재가 깨버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가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이 가장 빛날 때”라며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1%로 업계에서 가장 낮았다.
메리츠화재와 함께 대형 손보사로 분류되는 삼성화재는 81.7%, 현대해상은 80.3%, DB손해보험은 79.8%, KB손해보험은 80.2%를 기록했다.
여기에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원수보험료 기준 시장 규모는 2020년 19조6000억원에서 2021년 20조2774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10조3731억원을 시현했다. 가입 대수는 2021년 상반기 2396만대에서 지난해 상반기 2451만대로 3% 불어났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이 확대됐다.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2020년 13.6%에서 지난해 상반기 14.4%로 끌어올렸다. 장기보험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신국제회계기준(IFRS17)에 유리한 상품으로 꼽힌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비중은 2021년까지 보험포트폴리오 내에서 85%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신용평가업계는 “메리츠화재가 장기보험에 주력하는 영업전략을 장기간 유지했다”며 “이에 따라 보험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메리츠화재는 10대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영업 부문에서 흑자를 거뒀다. 약 2020억원의 이익을 인식하며 전년 동기 ?25억원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11월 김 부회장은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후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자본 재배치(캐피탈 리얼로케이션) 개선을 기대했다. 그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넘게 시차 지연(타임 래그)이 발생했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보탰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지배구조 단순화로 인해 그룹 내 영업?재무적 긴밀도 제고되고 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인한 재무지표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하면 메리츠화재의 자본과 유동성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인재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직원 평균연봉이 7829만원으로 대형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결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메리츠화재는 행정고시 44회 출신인 선욱 전 금융위원회 행정인사과장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실장(전무)으로 영입했다.
2021년 초에는 금융감독원 부국장이었던 서수동 부사장을 전무로 영입해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