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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감산 없다' 재확인…삼성전자, 불황에도 투자 지속한다

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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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1-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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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감산 없다' 재확인…삼성전자, 불황에도 투자 지속한다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가 사상 첫 연매출 300조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마냥 웃음 지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는 위축되고 있고, 반도체 불황 장기화도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0조4600억원, 영업이익 4조31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7%, 68.95%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302조2300억원, 영업이익은 43조38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09% 늘면서 전년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99% 줄었다.
삼성전자 연간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연간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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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연매출은 전년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라며 “달러화의 강세가 부품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영업이익에 전 분기 대비 5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에 대해선 “메모리 가격 하락 심화, 재고자산 평가손실 관련 영향과 함께 MX의 스마트폰 판매둔화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시설투자 53조원, 역대 최대 규모…반도체가 90%
삼성전자 시설투자비(CAPEX) 추이.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설투자비(CAPEX) 추이. 자료=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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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CAPEX) 규모는 53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년(48조2000억원) 대비 약 10% 증가한 수준이며, 역대 최대 규모다.

사업별로는 반도체(DS)가 47조9000억원, SDC가 2조5000억원으로, 전체 시설투자의 약 90%를 반도체에 투자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평택 3, 4기 인프라와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 등 첨단 기술 적용 확대, 차세대 연구 개발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파운드리는 평택 첨단 공정 생산 능력 확대와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3나노 초기 생산 능력과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인위적 감산은 없다…“미래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삼성전자 DS부문 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DS부문 실적 추이. 자료=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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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적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사업은 반도체(DS)다. DS사업부문은 지난해 4분기 출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1조원대에도 한참 못미친다. 특히 지난해 4분기(8조8400억원)와 비교하면 97% 급감한 수준이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감산 가능성에 대해선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전략을 유지했다. 그간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같이 감산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고객사들의 수요 감소로 주력인 메모리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수익성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은 31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현재 시황 약세가 당장의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이 하반기 들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 속 손실을 감수하고, 반등하는 시점에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2000년대 후반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 속 ‘골든 프라이스’ 전략으로 불황을 이겨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김 부사장은 “최고의 품질과 라인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지배치를 진행하고, 미래 첨단공정으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다”며 “설비투자 내 R&D(연구개발) 비중도 이전 대비 증가할 것”이라며 공정 전환에 따른 기술적 감산 여지는 남겨뒀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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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성전자의 전략을 두고 증권가에선 반도체 사업이 1분기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만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다면,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적자전환하는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경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CPU 출시에 대비해 서버·PC용 DDR5 수요 대응을 위한 준비를 확대한다. LPDDR5x 등 모바일 고용량 제품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신규 플랫폼 전환에 따른 시장 영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플랫폼은 고용량 메모리 채용량 증가해 평균 채용량이 D램, 낸드플래시 모두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CPU(중앙처리장치)의 출시로 인해 DDR5 전환이 발생할 것”이라며 “DDR5는 초기 신제품이라 시장 재고 수준이 매우 낮고, 초기 수요 확보를 위한 구매수요는 예상 대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시스템LSI는 중저가 SoC(시스템온칩)와 2억 화소 이미지센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 프리미엄 OEM 업체와 자율주행용 제품에 대한 차량용 SoC 공급 확대를 추진한다.

분기 및 연매출 최대치를 기록한 파운드리는 수요 감소와 주요 팹리스 업체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은 차세대 GAA 공정 경쟁력을 바탕으로 3나노 2세대 공정의 신규 고객 수주를 확대하고, 2나노 1세대 개발에 집중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분기도 불확실성 지속… 비스포크·갤S23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사진=삼성전자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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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소비자 가전)의 매출은 15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반면,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등 신제품을 출시해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B2B와 온라인 채널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상윤 삼성전자 상무는 “원자재 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 추세이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와 경기 회복 기대 영향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예상보다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상운임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 하락세이나, 아직도 코로나 이전 대비 높은 수준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거점 다변화 등을 통해 장기적인 시황 변동 최소화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와 B2B, 온라인 판매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갤럭시S23, S23플러스 모델 추정 이미지. 사진=WinFuture

갤럭시S23, S23플러스 모델 추정 이미지. 사진=Win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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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문은 매출 26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36.1% 감소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와 3분기 출시된 신제품 출시 효과가 감소한 탓이다. 또 플래그십의 판매량은 시장 상황 대비 비교적 선방했지만, 중저가 라인업은 예상 대비 판매가 부진했다.

MX사업부문은 오는 1일(현지시각) 공개 예정인 갤럭시S23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고, 갤럭시탭 및 갤럭시북 등 프리미엄 제품과 웨어러블 제품 판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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