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각사
이미지 확대보기금융지주 계열 중에서 KB증권의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WM)·김성현(IB) 각자대표 이사 사장 ‘투톱 체제’가 유지됐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이번에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힘을 실어줬다.
또 삼성증권도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 사장이 유임돼 ‘장수 CEO(최고경영자)’ 반열에 올라섰다.
증권사 ‘안정 수장’들은 신년사에서 일제히 리스크 관리를 주요 키워드로 삼았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고객 수익률 제고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말이라며 ‘새 먹거리’ 성장 기반을 묵묵히 닦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통합 KB증권에서 2019년 1월부터 수장을 맡은 이후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 체제에서 ‘2+1+1년’ 수장을 맡고, 이번에 1년 간 임기가 연장돼 장수 CEO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박정림 대표는 증권업계 첫 여성 CEO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검증된 리더라는 점을 인정받아 재신임을 받았다.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 대표는 DCM(채권자본시장), ECM(주식자본시장), 인수금융·M&A(국내 기준) 등 IB 4개 부문을 모두 석권한 전년도 업계 첫 ‘쿼드러플 크라운(Quadruple Crown)’ 성과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형으로 만드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KB증권은 2023년 ‘안정적 수익력 강화 및 금융투자플랫폼 중심 비즈니스 역량 확대’로 경영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디지털, 플랫폼, IT 조직을 통합한 ‘디지털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에 플랫폼총괄본부를 편제했다. 파생상품 중개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WM 수익을 다변화하는 ‘글로벌파생상품부’를 신설했다. 국내/외 대체투자자산 셀다운(Sell-down, 재매각)으로 자본 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대체신디부’도 새로 만들었다.
미래 키워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주목하고 있다. 박·김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 “탄소배출 사업 등 ESG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선도적 시장 지위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1965년생)는 이번에 단독 대표로 재신임을 받았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출신 ‘IB통’으로 영입돼 작년 자본시장 부문 역량을 인정받았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조직개편에서 GIB(글로벌투자금융)그룹 조직 체계를 정비했다. GIB그룹을 북 비즈니스의 ‘GIB1그룹’, ECM, DCM의 ‘GIB2그룹’으로 분리해 균형 성장을 도모하도록 했다.
또 WM그룹과 퇴직연금사업그룹을 리테일 그룹과 통합해 ‘개인고객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GMS(글로벌고유자산운용) 그룹을 재편했다.
GIS본부를 프랍본부로 바꿔서 고유자산 운용 고도화에 집중한다. 파생본부도 신설했다. IPS(투자상품서비스) 그룹은 대고객 금융상품 공급기능을 강화했다. 또 법인과 기관 대상 영업을 주로 하는 그룹장에게 ‘대표’ 직책을 부여했다.
연초 배터리(2차전지) 산업 생태계 확대를 겨냥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1월 글로벌 배터리 제조기업인 SK온과 ‘2차전지 생태계 투자 얼라이언스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00억원 규모 배터리 산업 생태계 구축 관련 투자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김상태 대표는 2023년 신한투자증권 신년사에서 “법인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고객 접점에 있는 채널, 법인, IB뿐만 아니라 IPS, 리서치, ICT(정보통신기술) 등 유관부문이 원팀(one-team)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도 유임되면서 남아 있던 2024년 3월 임기까지 삼성증권을 이끈다.
장석훈 대표는 지난 2018년 7월 우리사주 배당사고로 위기를 겪은 삼성증권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수장을 맡고 있으며, 조직을 추스르고 균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유임됐다.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CEO 인사는 이번에 모두 안정을 택했다.
삼성증권은 증시 약세 가운데 ‘채권 개미’ 개인 리테일 채권 투자를 선도한 증권사로 분류된다. 특히 매월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월이자지급식’ 채권 등 차별화된 리테일 상품을 선도적으로 선보여서 주목받았다. 삼성증권은 지난 2022년 9월 해외채권 모바일 매매가 가능한 시스템도 출시했다. 최소 투자금액을 100달러까지 대폭 낮춰서 투자 장벽을 허물었다.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 대표(1964년생)도 ‘장수 CEO’가 가시화됐다.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 회장 체제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2022년 말 노련한 기존 경영진을 전원 연임시키면서 정 대표도 5연임에 성공했다. 정일문 대표는 1988년 동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서 시작해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에 인수된 뒤에도 한 곳에서 자리를 지킨 ‘한투맨’이다. 2019년 1월부터 한국투자증권 최초 공채 출신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오는 3월 정기 주총이 남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100%)라는 점에서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을 시작하는 조직개편에서 기관 및 법인 대상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서비스 기준으로 기능을 통합 재편한 ‘홀세일그룹’을 신설했다. IT본부와 DT본부를 통합해 ‘디지털본부’를 새로 만들고 ‘데이터담당’을 새롭게 마련했다. 또 개인고객그룹은 비대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하 플랫폼본부에 ‘플랫폼개발담당’을 신설했다.
IB그룹은 고객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IB2본부를 2개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자산시장 변화를 고려한 인하우스(in-house) 리서치, 운용전략 개발 등을 위한 ‘운용전략담당’도 새로 만들었다.
정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사업의 확장이야말로 사업다각화의 핵심”이라며 “미래를 위한 디지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오너인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CEO 선상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고, 지난 2022년 11월 치러진 미래에셋그룹 인사에서 고위 임원 변경 인사가 없던 만큼 재신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는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1961년생) 회장, 이만열 사장(1964년생) 체제다.
최 회장은 2023년 미래에셋증권 신년사에서 “높은 시장금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세계 자산가격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더 큰 성장의 기회도 보인다”며 “보다 혁신적인 전략을 세워 비즈니스 초격차를 확보하고 글로벌 탑티어(Top-tier) IB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야 하겠다”고 제시했다.
자본시장 제도권 안에서 ‘STO(증권형 토큰, Security Token Offering)’가 전면 허용되면서 증권사들이 새로운 ‘새 먹거리’로서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규제혁신 안건 중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를 의결했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올해 2월 초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유동화가 어려운 자산을 위주로 토큰화가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BM(비즈니스모델)이 추가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STO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어서 리테일 기반 증권사가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보고 ESG 영토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하나증권(대표 강성묵)은 업계 처음으로 2022년 3월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출했다. 하나증권 측은 “ESG와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적 이슈가 점차 중요해지는 가운데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조성을 위해 선도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도 조직개편에서 탄소금융팀을 신설해 탄소배출권 비즈니스를 전담하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 12월 한국중부발전과 ‘자발적 탄소시장 배출권 사업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들이 온실가스 저감·제거 사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자발적 탄소배출권 사업 개발 및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