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오는 26일부터 1년 동안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한다고 24일 밝혔다.
대상은 상환일 직전 월말 기준 KCB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다. 은행 재원이 아닌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기금 대출은 제외된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별도 신청 없이도 대출금 상환 시 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적용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해 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가 정해진 기간에 앞서 대출금을 갚을 때 원금에 덧붙여 내야 하는 돈을 말한다. 은행이 예정된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부과하는 일종의 해약금이다. 은행들은 중도상환금액에 0.7~1.4% 수준에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면 자유롭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차주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타고 싶어도 중도상환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실익이 없어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10일부터 외부 신용평가사(CB) 5등급 이하 차주에 대한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신용등급 5구간 이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을 보유한 신용등급 하위 30% 고객을 대상으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12만4000명의 고객(가계대출 금액 약 9조9000억원)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신한은행 측은 추산했다.
지난달 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취약 차주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앞서 당정은 지난달 6일 협의회를 열고 취약계층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해 5대 은행에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요청했다.
당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서민들이 싼 금리로 바꾸려 해도 중도상환수수료율이 높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고금리 시대의 혜택을 금융권이 누리면서 이득을 많이 내고 있는데, 금융 취약계층에 한정해서라도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할 수 있도록 5대 은행에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라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이자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고정금리 대환대출 등의 수요가 높음에도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