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더 떨어지면서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모두 3%대로 내려갔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1년 만기 금리는 이날 기준 3.68~3.95%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최고 금리는▲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3.9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90% ▲우리은행 원플러스 예금 3.87%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3.86%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II 3.68% 순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전날까지 연 4%대 금리를 유지하다가 이날 3%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대를 넘어섰지만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기준금리(3.50%)에 근접한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기준금리와의 차이가 0.18% 수준에 불과하다.
예금금리 하락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수신 경쟁 자제령을 내린 데다 채권시장 안정화로 시장금리도 떨어진 영향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작년 11월 은행권에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 자제를 주문하며 수신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고 은행이 시중자금을 빨아들여 제2금융권의 유동성 부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대 은행은 지난해부터 우대금리 없이 시장금리에 연동한 예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는데,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예금금리도 떨어졌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은행채(1년물, AAA등급) 금리는 지난해 11월 초 연 5.107%까지 상승했으나 금통위가 열린 지난 13일 3.918%까지 내린 데 이어 전날 기준 3.778%로 더 떨어졌다.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릴 필요성도 낮아졌다.
특히 은행들은 최근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대출금리를 자체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예대금리차가 커지자 은행들이 시장금리 대비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를 낮추면서 예금금리 인상 유인도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미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대로 내려가면서 5% 이상 이자를 주는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코드K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를 직전 연 4.70에서 4.40%로 0.30%포인트 낮췄다. 해당 상품 금리는 앞서 12일에도 기존 연 5%에서 4.7%로 내려간 바 있다.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일주일 만에 0.6%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일제히 4%대로 떨어졌다.
5%대 이자를 주는 은행 예금은 사라졌지만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등에서 4%대 금리 상품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기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중 세전 이자율 기준 기본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대구은행 ‘DGB함께예금’과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으로 연 4.50%의 금리를 제공한다.
광주은행 ‘행운박스예금’과 수협은행 ‘헤이(Hey)정기예금’는 연 4.45%,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 (만기일시지급식)’,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은 연 4.40%의 금리가 적용된다.
대구은행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 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 (만기일시지급식)’,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의 금리는 연 4.20%다.
수협은행 ‘Sh해양플라스틱Zero!예금(만기일시지급식)’, 산업은행 ‘KDB Hi 정기예금 단리 한국산업은행 KDB Hi 정기예금’은 연 4.10% 이자를 준다. 광주은행 ‘호랏차차디지털예금’의 금리는 연 4.05%다.
우대금리까지 포함한 최고 금리는 대구은행 ‘DGB함께예금’이 연 4.95%,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이 연 4.85%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 4.70% ▲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 4.65% ▲광주은행 ‘호랏차차디지털예금’ 4.55% 순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