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부회장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는 국내 벤(VAN)사 5곳(나이스정보통신·한국정보통신·키스정보통신·스마트로·한국결제네트웍스)에 오는 1월 중순까지 NFC 단말기 개발과 설치를 완료해달라고 요청했다.
벤사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에는 현대카드로부터 지난해 12월 전까지 단말기를 설치해 달라는 압박을 받았다"라며 "최근 금융위원회의 허가가 늦어지면서 이달 중순까지 완료해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NFC 단말기 설치 방법은 2가지다.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로 교체하거나 NFC 단말기가 있더라도 사용 규격을 국제표준인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카드가 공동으로 제정한 IC 카드 관련 기기 규격)로 바꾸는 펌웨어(firmware)를 설치하는 형식이다.
다만 EMV 규격을 가진 단말기 설치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일부 대형 가맹점에만 애플페이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NFC 단말기 부품 원가도 올라가고 부품 수입도 제한적이라 단말기 설치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현재 편의점 CU에는 NFC 결제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설치된 상태다.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주요 유통매장에선 '애플페이 전용'이라는 글씨가 쓰인 단말기가 잇따라 발견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 커피(EDIYA COFFEE)에서도 포스(POS) 단말기를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교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금융위는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가능 여부에 대해 단말기 보급 관련 이슈와 개인정보보호법 저촉 여부 등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카드는 가맹점이 비용 부담 없이 NFC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단말기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단말기 비용 지원은 카드사와 가맹점 간 불법지원금(리베이트)이 오고 가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여전법 제19조6에 의하면 “대형신용카드가맹점 및 그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는 신용카드부가통신서비스 이용을 이유로 부가통신업자에게 부당하게 보상금 등을 요구하거나 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전법 제24조의2 제3항에는 신용카드사와 밴사는 대형가맹점(연매출 3억원 초과)에 부당하게 보상금을 제공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당국은 국내 결제자들의 신용정보 유출 우려가 없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국내 결제정보를 국외로 이전 승인하는 애플페이 결제 방식인 EMV가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애플코리아유한회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에 있는 '애플'의 대행사일 뿐"이라며 "애플페이를 통한 실시간 간편결제가 이뤄지려면 개인정보가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지난달 5일 애플페이가 금융감독원 약관 심사를 문제없이 통과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금융위의 검토도 별 무리 없이 마쳐 올 1분기 내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