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총재.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1.13)
이미지 확대보기이는 기존 기준금리(3.25%)보다 25bp(1bp=0.01%p), 즉 0.25%p 높인 것이다.
금통위는 2022년 10월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3% 시대로 진입하고 작년 마지막 11월 금통위에서 보폭을 좁힌 금리인상에 이어, 새해 2023년 첫 금통위에서 '베이비스텝(0.25%p 금리인상)'으로 통화긴축을 지속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한은 금통위의 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금리인상 기록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높은 물가에 한은의 책무인 물가안정을 고려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8개월째 5%대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한-미(韓·美) 금리 격차도 고려요소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준(Fed)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이어 지난 2022년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방기금금리(FFR) 밴드는 4.25~4.50%로 높아졌다. 일부 속도도절이 있었으나 한국 기준금리 격차가 상단 기준 1.25%p나 높았기 때문이다.
앞서 2022년 11월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물가상승률의 기조적 변화가 확인된 이후에는 디스인플레이션 속도와 경기 상황을 참고하면서 지금보다 실물경제와 금융안정 부문에 대한 가중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금통위 결정은 경기둔화가 우려 요소이기는 하지만 아직 물가가 중요하다는 신호로도 풀이할 수 있다.
고공행진 하던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까지 떨어진 점은 금리인상 속도 부담을 낮추게 하는 요소가 된 것으로 간주된다.
'베이비스텝'은 대다수 채권전문가 예상에도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의 2023년 1월 2~5일 기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0명 중 67%는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7인체제 금통위 모습.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3.01.13)
이미지 확대보기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명시했다.
통방문은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다만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최종금리(terminal rate) 수준이 최대 키워드였다.
직전(2022년 11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닫기이창용광고보고 기사보기 총재가 의장을 제외하고 '최종금리 3.5% 3명, 3.25% 멈추는 게 1명, 3.5~3.75%로 올라갈 가능성 열어두는 게 바람직 2명'이라는 일종의 점도표(dot plot)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번 '베이비 스텝'으로 다수 예상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종금리 질문에 대해 "최종금리를 어떻게 정의할지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금통위원 논의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3개월 기간에서 볼 때, 기준금리 정점이 어떻게 될 지에 관한 것으로, 이번 회의에서 3명은 최종 3.5% 수준 도달 이후 영향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 반면, 나머지 3명은 최종 3.75%도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4대 2로 금리 인상이 결정됐을 때 의장인 총재가 개입할 필요는 없었다며, 3대 3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향후 캐스팅보트(casting vote)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이 총재는 "또 한번 강조하지만 이같은 금통위원 견해는 현재 예상되는 물가, 성장흐름, 금융/외환시장에 근거한 것으로, 정책 약속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아니다"며 "미국 연준(Fed)의 점도표(dot plot)가 바뀌듯, 전제조건이 바뀌면 금통위원도 바뀔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1월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한국(3.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격차는 일단 상단 기준 1%p로 좁혀졌다.
다만 가깝게 현지시각 오는 1월 31일~2월 1일 미국 연준(Fed)의 FOMC가 예정돼 있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점은 고려 요소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 기준금리보다 큰 폭 웃도는 상태를 오래둘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를 높여 원화가치 하방 압력이 될 수 있고, 특히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국면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
지속적 금리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기업과 가계 차주들의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금통위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 5% 얘기를 계속하는 것은, 중앙은행들 쪽에서는 기대 수준을 자극시키는 것에 대해 경험적으로 5%를 제시하기 때문"이라며 "작년은 5% 넘는 물가이므로 성장과 트레이드 오프(trade off)보다 물가 우선을 했지만, 올해는 물가, 성장 패스(경로)를 보고 향후 조정 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