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강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보고 증시 입성 일정을 미루는 것이다.
올해 연간 기준 IPO 공모액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로 알려진 컬리는 전일(4일) 상장 계획 연기를 발표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컬리는 지난 2021년 8월 22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심사 효력 유지 기간(6개월)을 감안하면 오는 2월 22일까지 상장해야 했는데, 철회를 선언한 것이다.
컬리는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도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를 철회했다. 앞서 IMM PE는 한국조선해양과 2017년 7월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조건으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을 인수하는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계약을 종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지난 3일 한국조선해양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트리톤1호 유한회사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15%)를 매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IPO 가뭄'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서재 등 13개 기업이 줄줄이 IPO 추진을 철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각종 외적인 변수에 의해 부진했고, 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추진 기업들이 시기를 조정하기 위해 공모 철회를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철회 소식에 증시에서는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증권가는 2023년 IPO 예상 기업 수는 전년 수준으로 전망되나, 공모금액 및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 달성을 점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23년 IPO 예정 기업은 정부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상장 지원 및 기술성장기업의 증가, 스팩(SPAC) 활성화 등으로 130~140개로 예상했다.
2023년 예상 공모금액은 7조5000억원~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역대급 대어(大魚)였던 LG에너지솔루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