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신영증권 '2022년 나의 실수' 리포트 중 갈무리(2022.12.28)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2월 28일자로 시니어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올해 범한 실수들을 모았다는 '2022년 나의 실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냈다.
김 센터장은 "2022년에 범한 가장 큰 실수는 중앙은행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이 시작되기 직전에 열렸던 2021년 12월 15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고, 당시 점도표(dot plot) 상에 나와 있었던 2022년 말의 기준금리는 0.75~1.0%였다고 설명했다. 또 첫 번째 금리인상은 2022년 6월에 단행될 것이라는 게 당시의 컨센서스였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2022년 연준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고 했다.
올 3월 이후 일곱 차례 FOMC에서 모두 금리를 올렸고, 3월에만 0.25%p 인상의 '베이비 스텝'을 밟았을 뿐, 0.50%p 인상의 '빅 스텝' 두 번, 0.75%p의 '자이언트 스텝'을 네 번이나 단행했다. 연말 기준금리는 4.25~4.5%까지 높아졌다.
김 센터장은 "연준은 뒤늦게 공격적인 긴축으로 선회했지만, 이미 그 이전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치솟고 있었다"며 "인플레이션의 자기강화적 속성을 감안하면 연준의 가이던스보다 물가가 훨씬 높게 치솟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했다"고 '반성'했다.
또 그는 "2022년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전쟁의 발발은 예측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의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전쟁 발발 초기에 인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센터장은 저금리 유지 당위성에 대한 지나친 믿음이 있었다고 짚기도 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사상 유례없는 과잉 부채를 경험하게 됐고, 이런 점을 중앙은행이 중시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즉 인플레이션 억제뿐만 아니라 금융안정 역시 중요한 고려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고,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이 부채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처방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23년의 통화정책은 금융안정을 고려해 진행될 것으로 보지만, 그 의사결정의 변곡점이 된 금리 수준은 필자가 생각했던 수준보다 훨씬 높았다"고 했다.
'지나간 실수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이가 앞으로의 전망을 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김 센터장은 이번 '반성' 리포트 배경을 밝혔다.
김 센터장은 "자산 가격의 움직임에서는 종종 경험할 수 있었지만, 경제 행위나 정책의사결정까지도 일단 한 쪽 방향으로 경도되면 관성과 가속도로 표현되는 자기강화의 과정이 나타난다는 점을 2022년에 실감했다"며 "변곡점을 맞추려 하는 것보다는 일단 만들어진 추세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대처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자성을 한다"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