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이 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 영업을 잠정 중단하고 있다. /사진=토스 신용대출 화면 갈무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8일 현대캐피탈(대표이사 목진원)이 플랫폼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회사의 신용등급이 'AA0'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전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연체율이 높은 차주의 대출 통로를 막은 것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대출비교플랫폼을 통해 유입되는 차주들은 연체율이 높은 편"이라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밸런싱(balancing)을 한 것이며 회사 자체 플랫폼에서는 신규 대출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토스와 카카오를 통한 신규 신용대출은 불가능한 상태지만 현대캐피탈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자동응답시스템(ARS)에서의 대출은 가능하다.
캐피탈사가 갑자기 자금줄을 죄기 시작한 것은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이들은 은행 차입과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ABS),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특히 캐피탈사는 여전채가 전체 조달 금액의 70%를 차지하는데, 경기 악화로 투자자들이 여전채를 외면하자 이들 채권에 대한 수요가 없어졌다. 여전채가 팔리지 않으면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28일) 기준 AA+ 3년물 여전채 금리는 5.514%로 연초(2.301%) 보다 3.213%p 상승했다. 신용등급을 보유한 캐피탈사 31곳 가운데 18곳의 신용등급은 A급 이하다. 이중 웰컴캐피탈은 신규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으며, OK캐피탈은 플랫폼에서의 대출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업계는 신규 대출 영업 축소가 가계대출 총량규제 한도 때문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캐피탈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가이드라인은 7% 정도지만, 가계대출 증가율은 작년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대출 총량규제 한도가 낮은 건 맞지만 작년만큼 정부의 모니터링과 통제가 심하지 않았다"며 "신규 대출 영업을 잠정 중단한 것은 총량규제 이슈 때문이라기 보다 유동성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사정도 비슷하다. 앞서 SBI저축은행은 이달 신용대출을, 웰컴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신한저축은행은 햇살론 신청을 중단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플랫폼을 통한 대출을 중단했다.
대부업체도 대출문을 닫고 있다. 현재 대부업 상위 업체 10곳 중 5곳은 신용대출을, 7곳은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는 신규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리드코프는 신규대출을 기존의 20% 수준으로 내주고 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