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이 내년 신제도 도입으로 자기자본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유리한 조달 환경까지 조성했다./사진=한화손해보험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19일 한화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원화‧외화) 신용등급을 기존 AA-/긍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상향했다. 또 기발행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올려잡았다.
이에 따라 한화손보는 자본확충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신용등급 상승은 채권 발행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와 달리 한화손보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여러 신평사를 통해 인정받는 게 좋다”며 “신용등급에 대한 공신력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비교적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손보는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4.9% 금리로 발행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5월 29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4.87%, KB손해보험은 지난 6월 28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4.9% 금리로 유치했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은 각각 동일한 AA로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금리가 책정됐다.
다만 한화손보는 이미 자기자본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자기자본은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1152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내년 신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 양상이 달라질 예정이다.
김선영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IFRS17 도입 후 부채가 시가평가로 전환된다”며 “자기자본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 9월 말 한화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54.3%로 업계 내 낮은 편이나 신 지급여력제도(K-ICS) 기준으로는 업계 평균 내외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탰다.
김한울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지난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에 IFRS17 적용하면 2조9000억원 이상의 순자산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K-ICS 기준 자본적정성 지표는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증권업계도 한화손보의 자기자본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3조76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2조3000억원 수준을 예상했다. 특히 하락한 시장금리가 올 4분기 재반등해도 조 단위가 될 자기자본이 이를 방어할 것이며 자본확충 방안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