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은행회관에서 ‘3高 경제시대의 여전업 전망과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여신금융포럼이 개최됐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과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 등 포럼에 참여한 주요 내빈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여신금융협회
이미지 확대보기이강욱 NICE신용평가 실장이 13일 은행회관에서 ‘3高 경제시대의 여전업 전망과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여신금융포럼에서 ‘캐피탈사 사업환경 변화, 주요 이슈 및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로 내년 캐피탈사 주요 이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보유한 캐피탈 28개사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캐피탈 업권 총자산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세 시현하고 있으며 저금리, 시중 유동성 증가의 수혜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시현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당 기간동안 저금리 기조 지속되면서 캐피탈을 포함한 2금융권은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충분한 마진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졌다. 이강욱 실장은 “캐피탈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수익 자산 투자 유인이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사의 고유 사업인 할부·리스 등 물적금융 비중은 줄어든 데 반해 기업금융 비중은 45% 이상 확대되면서 최근 캐피탈사 사업 포트폴리오가 과거 종합금융사와 유사한 사업형태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보유한 캐피탈사 중에서 기업금융을 영위하는 18개사들의 중소기업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욱 실장은 “부동산업, 건설업 등 기업금융 투자가 확대됐으며 차주는 중소기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전형적인 2금융권 영업 형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19년부터 캐피탈사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금액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중 브릿지론 비중이 전체 16%로 부동산 개발 관련 PF 여신으로 구성되면서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늘어나고 있다. 이강욱 실장은 “일반 기업대출도 지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여신은 브릿지론과 PF대출 성격을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국내 경기 전망이 악화되면서 캐피탈사 자산건전성도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강욱 실장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서 부실여신 증가 우려가 확대돼 대손비용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이 실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캐피탈사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나 기업금융자산에서 만기일시상환 비중이 높은 점에서 실질 건전성은 지표보다 악화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금리 상승에도 캐피탈 업권은 즉시 반영이 어려워 마진율이 떨어지고 대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될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특히 조달비용 급격히 증가하면서 스프레드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여전채 발행 규모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장기 캐피탈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단기화되고 있다.
이강욱 실장은 내년 금융시장 상황이 자산가격이나 만기에 대한 변동성이 높아 담보가치가 아닌 현금흐름 중심의 여신영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성보다는 현금유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물적금융이나 분할상환 여신 중심의 신규 영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또한 이강욱 실장은 “시장 불안을 불식시킬 수 있는 유동화 방안을 마련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성이 강한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해 장기 투자재원으로 운용자산 위주로 실질 레버리지를 낮추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욱 실장은 단기적으로 캐피탈사 사업 규제 완화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이강욱 실장은 “자동차, 오피스 등 다양한 내구재를 공유경제를 통해 소비자처럼 구매할 수 있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캐피탈사는 비부동산 담보 물적금융을 취급하는 유일한 금융업권으로 접근성이 용이하고 경쟁력이 높다”라고 강조했다.
유창우 비자(VISA) 코리아 전무는 ‘카드업의 미래 및 지속 성장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 경쟁이 도입되고 다른 산업군처럼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금융회사는 도태되고 있는 것이 전세계 추세다”며 카드사들도 지속 성장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高 현상과 정부 규제, 핀테크·플랫폼의 금융 시장 침투가 지속되면서 내년 카드산업의 실적 전망은 수익성·성장성·건전성 모두 부정적이다. 유창우 전무는 “카드산업은 수많은 경제 위기 속에서도 극복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도 경제 위기는 주기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대외적 환경 변화에 대해 카드사들은 준비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창우 전무는 가장 주목해야 할 점으로 성장성을 꼽았다. 거시 경제 변동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카드 이용액 증가율은 지난 2020년 고성장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력과 대출 이자 축소 압박 역시 주요 수익원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금융 수익을 확대하면서 신판 수익 감소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대규모 고객군과 종합 플랫폼, 데이터 기반을 두고 있는 빅테크사들이 경쟁력 있는 수수료를 통해 금융업 진출을 지속 확대하면서 카드사들은 미래 성장축인 MZ세대와의 접점을 잃어가고 있다. 유창우 전무는 “MZ세대들이 다양한 앱을 사용하면서 첫 금융 경험이 빅테크사들의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이용률도 빅테크사들이 월등히 높다”라고 밝혔다.
유창우 전무는 도태되지 않기 위해 지속 성장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우 전무는 “앞으로 금융산업은 규제 산업이 아니다”며 최근 금융이 비금융 영역의 서비스 상에 통합되는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이 확산되고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MZ세대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로 금융상품을 접하면서 자주 이용하는 디지털 채널, 생태계에서 금융상품 서비스를 접촉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주요 글로벌 플랫폼들은 자사 상품뿐만 아니라 역량을 다른 디지털 생태계에 적극 내재화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음식배달, 여행상품 예약, 대중교통 티켓 예매 등으로 확장했으며 스페인 은행 BBVA는 우버에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 항공사인 ‘퀀타스’ 항공사는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