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우선 현대중공업그룹(회장 권오갑닫기

지난 8월 한국조선해양(대표이사 가삼현, 정기선)이 신설한 SD(System Engineering & Digital/Decarbonisation solution)사업부는 하정수 전 현대중공업(주) 의장설계 상무가 안광현 현대중공업(주) 사장을 보좌해 7월부터 이끌고 있다. 선박용 가스 및 친환경 기자재 공급이 주 업무인 SD사업부는 LNG와 암모니아, 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원을 처리하는 시스템과 선박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솔루션 등을 개발· 제조 판매할 계획이다. 선박 연비 향상 장치, 온실가스 저감 장치 및 친환경 기자재 등도 함께 만들 예정이다. SD사업부는 현대중공업그룹 비전인 미래 개척자의 중요한 요소로 올해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할 정기선 사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같은 시기 박성준 디지털 혁신 상무 또한 선임됐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주) ICT 담당 상무로 선임된 박 상무는 지난 7월 한국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 9월 자체 개발한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솔루션 등 디지털 전환을 이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실시한 사장·임원단 인사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육성하는 데 역량을 발휘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중용했다”며 “올해 인사를 통해 내년 사업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고, 구체적인 세부 실천 사항을 마련하여 미래성장 전략을 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AIO 선임과 AI 기술 개발·인재 육성에도 구체적 행보를 시작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6일 서울대와 함께 AI산학 포럼인 ‘현대중공업 AI포럼(HAIF)’를 열었다. 이 포럼은 지난 9월 서울대학원 ‘스마트 오션 모빌리티’ 과정의 일환으로 정기선 사장이 직접 기획한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정 사장은 직접 참석해 “AI기술을 활용해 조선해양산업의 근본적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대중업그룹의 새로운 50년에 있어 AI가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며 AI 분야 기술과 인재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오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무인화 및 원격 디지털 솔루션 기반으로 에너지 절감 기술과 친환경 저탄소 연료 추진 기술을 현실감 있게 소개한다. 오션 와이즈는 선박과 해운사, 항만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양 데이터를 종합해 최적의 운항경로를 제시하는 스마트십 솔루션 등 해양 데이터 플랫폼 공개, 오션 라이프 분야에서는 생활공간을 바다로 확장시키는 솔루션을 소개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인류가 가진 소중한 자원인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CES 2023 참가를 통해 50년간 쌓아온 그룹의 경험과 차별화된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해양시대 미래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기선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내년 CES에서도 직접 그룹의 미래 전략과 성장 동력을 설명한다. 올해 한국조선해양 흑자 전환, 현대제뉴인(대표이사 조영철, 이동욱)를 중심으로 한 건설기계 계열사 실적 호조 등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은 정 사장의 글로벌 경영 시작은 CES 2022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CES 2022를 통해 경영 전면에 등장 ‘미래 개척자’라는 그룹 비전을 발표한 그는 이후 다양한 미래 사업부 신설과 성과를 냈다.
이런 행보에 힘입어 현대중공업그룹은 CES 2023 혁신상 9개를 수상, 친환경 에너지·모빌리티 분야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달 공개된 CES 2023 혁신상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AI자율운항 기반 LNG(액화천연가스) 연료공급 관리시스템(Hi-GAS+) ▲차세대 선박 전기추진시스템(Hi-EPS) ▲산업단지 에너지관리시스템(CEMS) ▲친환경 고압차단기(GREENTRIC ECO 170kV GIS) ▲건설현장 안전관리 플랫폼(XiteSafety) ▲모빌리티 솔라 에너지솔루션(HYUNDAI Mobility Solar)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NeuBoat) 등 9개 부문을 수상했다.
특히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은 정 사장의 자율운항 개발 행보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정 사장은 지난 2020년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지주) 사내벤처로 설립한 HD현대 아비커스(대표이사 임도형)를 통해 올해 9월부터 미국 레저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포트로더데일’에 참가,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2단계 솔루션인 ‘뉴보트(NeuBoat)’를 선보인 것은 뉴보트는 지난 8월 상용화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선박 원격 추진·제어 단계) ‘하이나스 2.0’을 토대로 만든 솔루션이다. 임도형 HD현대 아비커스 대표는 “지난 9월열린 보트 쇼에서 아비커스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물론, 2026년 매출 목표 2000억 원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쳤다”며 “내년부터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