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릭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사장.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지난달 16~17일 총 60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일별로는 지난달 16일 100억 원(3년 물), 17일 500억 원(250억 원 규모, 2건, 2년 물) 사모채 발행을 진행했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해당 사모채에서는 금리가 눈길을 끈다. 3.25%에 달하는 기준금리를 고려해 각각 8.5%(2년 물)에서 9.2%(3년 물)의 금리를 제공한다.
두산퓨얼셀은 9%가 넘는 금리에서 사모채를 발행한 이유로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자금시장 경색에 대비,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두산퓨얼셀 측은 “당장 자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커져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행보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몇 년간 국내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보인 LS일렉트릭(대표이사 구자균, 김동현)은 올해 2분기부터 순차입금이 급증, 0%였던 순차입금 비율이 10% 후반까지 상행됐다. LS일렉트릭 측은 “내년에 4000억 원 규모의 자금 상환을 대비,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두산퓨얼셀과 동일한 행보를 보였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에는 AA 신용등급을 가진 회사들도 역 7%의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청약 마감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산퓨얼셀은 이를 감안해 10%에 육박하는 사모채 발행을 진행한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 채권시장 둔화 시기를 버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