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이미지 확대보기'디지코(DIGICO,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추진 중인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 KT 대표는 이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디지털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KT(대표이사 구현모)는 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도약을 이끌기 위한 ‘AI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구 대표는 “디지코 전환을 선언한 지 2년이 지났고, 그간 KT에는 수많은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라며 “AICC, 클라우드, IDC, 미디어 콘텐츠, 물류 등 굵직한 디지코 사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로봇, 교육, 헬스케어 등이 그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16일 열린 KT AI 기자간담회에서 'AI 3대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은경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이날 구현모 대표는 AI 3대 발전전략으로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구 대표는 “기존 AI가 성능, 확장성, 비용 면에서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범용적이면서 맞춤형 , 창의적 학습과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초거대 AI가 필요하다”라며 “어느 기업이든 원하는 곳은 KT의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전반에 AI가 활용되면서 GPU 등 AI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사업이 폭증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은 2025년 700억 달러 (약 9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우선 KT는 AI 생태계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 구 대표는 “GPU 등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라며 “내년까지 기존 대비 3배 이사의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 풀스택(Full-Stack)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앞서 KT는 △리벨리온(AI 반도체 설계) △모레(AI 인프라 솔루션) 등 AI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했다. 또 AI 원팀을 통해 KAIST, 한양대, ETRI 등과는 최신 AI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KT는 ▲채용 연계 교육프로그램 ‘에이블 (AIVLE) 스쿨’ ▲국내 첫 AI 실무능력 인증시험 ‘AICE’ 등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KT AI2XL 연구소 배순민 소장이 KT의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이미지 확대보기‘믿음 ’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KT 초거대 AI가 외부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도록 했다.
KT의 초거대 AI ‘믿음’은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도 바꿀 수 있다. 이전에 나눴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지향한다. 산업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생활의 디지털 감성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KT는 ‘믿음’의 특징을 활용한 서비스로 AI 전문상담, AI 감성케어를 소개했다.
AI 전문상담은 AI가 단순 문의 응대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 영역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학습하고, AI 형상화 및 개인화 TTS(Text to Speech) 기술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이 일환으로 KT는 지니 TV의 음성대화 기능을 사용해 AI 오은영 박사와 상담할 수 있는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를 시연했다.
AI 감성케어는 AI가 시니어 고객과 과거 대화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장소나 취미 등 고객의 상황을 인지해 감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AI가 고객의 건강 등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먼저 말을 건네고, 상황과 대화를 요약해 보호자나 관련 기관에 전달한다.
KT AI Mobility사업단 최강림 단장이 KT AI 물류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이미지 확대보기국토부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물류 시장 규모는 약 92조 원이다. KT는 이 중 약 16조7000억 원의 시장에서 최우선으로 AI 물류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단계별 AI 전환으로 2025년까지 약 5000억 원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최강림 KT AI모빌리티사업단장은 “디지털 혁신에서 소외된 사업이 ‘물류’”라며 “유통 소비 방식의 변화로 물류 시장은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업무처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KT는 2020년부터 자체 R&D를 통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물류 혁신을 추진해왔다”며 “지난해 물류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1년 6개월 만에 2681억 원을 수주했고, 756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밝혔다.
ESG 관점에서도 이득이다. AI로 화물차 운행을 최적화하면 운행거리는 최대 18% 감축할 수 있고,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최대 20% 수준을 저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화물 중개 운송 플랫폼 'Brokarry'. 사진=정은경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운송 기사들은 화물 운송 완료 후 간단한 전자 인식만으로 다음날 운송료를 바로 지급 받을 수 있다. 그간 운송비를 받지 못하거나, 화물비를 깎는 등의 행태를 해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믿음'을 활용한 오은영의 AI 육아 상담(왼쪽)과 KT의 의료 DX 혁신 시연(오른쪽). 사진=정은경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에이센 클라우드를 금융·보험·카드·커머스 등 업종에 도입할 경우 ▲상담 품질 10%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 절감 등이 예상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의료 분야에선 그간 축적한 데이터 융합 역량과 AI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건강검진센터와 원격의료 등 ‘글로벌 의료 DX’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의료 AI 사업에서 확보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의료를 구현하고 의료 DX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이미지 확대보기구 대표는 “주가도 취임 전보다 80% 이상 올랐다. 운동장을 넓힌 디지코 전략이 옳았다”라며 “해외 주주들은 KT가 단순히 통신회사를 넘어 전 세계 통신회사가 따라야 할 롤모델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구조적으로 바뀌어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 변화할 수 있느냐 하는 면에서 아직 확신이 어려워 연임을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