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7세대(왼쪽)와 기아 K8.
이미지 확대보기기아는 2019년 K7 2세대 페이스리프트를 내놓은 지 2년 만인 2021년 K8로 이름을 바꿔 단 3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신차 출시 기간이 일반적으로 3~4년인 점과 비교하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이에 맞서 현대차도 2020년 14만5463대로 역대 국내 최다 판매량을 찍은 그랜저 6세대 페이스리프트의 후속 모델 7세대 그랜저를 불과 2년 만에 출시했다.
최근 그랜저 판매량이 꺾이긴 했지만 부품난에 따른 생산차질 영향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그랜저의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평가된다. 그럼에도 그랜저가 준대형세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던 과거를 생각하면 격차를 좁혀오는 K8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단위=대, 자료=각사.
구체적으로 신형 그랜저가 K8 보다 전장이 20mm, 전폭과 전고가 각각 5mm씩 크다.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같다.
두 차량이 크기 면에서는 큰 차이를 체감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순정타이어는 K8이 17~19인치를, 그랜저의 경우 18~20인치를 제공한다.
그랜저 K8 제원비교, 단위=mm.
이미지 확대보기준대형세단은 구매 연령대가 높고 특별한 변화 없이도 꾸준한 판매량을 찍을 수 있는 보수적인 차량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기아는 그랜저와 K8에 과감한 디자인 변화를 통해 통해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K8은 다이아몬드 형태의 큼지막한 전면 그릴이 특징이다. 그릴 양 옆에도 다이아몬드 형태의 주간주행등·방향지시등을 배치했다. 후면 램프는 측면까지 이어지는 형상으로 입체감을 강조했다. 단순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기아 차량치고는 멋을 부린 티가 난다.
그랜저(왼쪽)와 K8.
신형 그랜저는 더 과감하다.
전면 대형 그릴 위로 쭉 뻗은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적용했다. 스타리아에도 적용됐던 디자인 포인트인데 미래차라는 느낌을 준다.
차문 외부 손잡이는 평소엔 수납됐다가 사용시 튀어나오는 기능이 적용됐다. 차문을 열면 창틀이 없는 유리창(프레임리스 도어)을 확인할 수 있다. 내부로 가면 운전대 옆에 차키를 걸고 시동을 거는 부분에 변속기 레버가 꼽혀 있다. 일반적으로 변속기가 위치한 센터콘솔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비워놨다. 그 위로는 공조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별도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버튼을 최소화했다.
그랜저(왼쪽)와 K8.
이미지 확대보기다만 이는 그랜저 프리미엄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스마트크루즈컨트롤, 후방모니터 등 선호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된 것에서 오는 가격 차이다. 한 단계 높은 K8 가솔린2.5 노블레스에 드라이브와이즈 옵션을 선택하면 3700만원 수준으로 가격대가 맞춰진다.
이 경우에도 K8은 그랜저에서 옵션이나 상위 트림에서 선택해야 하는 앞좌석 통풍시트, 스마트 주차보조 등을 기본 제공한다. '가성비' 경쟁력은 K8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는 기본 트림부터 앞 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추가한 10에어백(K8 9에어백)을 제공한다. 또 새롭게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커넥티드카 내비게이션 콕핏)으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범위를 넓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에는 구동을 위한 업데이트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시트, 자율주행·주차, 무드제어 조명 등 편의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옵션으로 향상된 화질과 외장 SD메모리 카드를 지원하는 '빌트인캠2'와 버튼을 누르면 최대 8도까지 눕혀지는 '2열 좌석 리클라이닝 시트'를 제공하는 점도 그랜저만이 가진 장점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