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원장은 이날 외신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채권시장 대책으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증권사에 대규모 유동성을 지원해서 수년간 관련 포지션으로 과도한 위험을 키워온 업계 관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번 조치는 부동산PF 과다보유 증권사 리스크를 해소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1월 23일 정부의 '50조원+α' 자금시장 대책에 따라 한국증권금융 '3조원+α' 증권사 유동성 지원, 산업은행 '2조원+α' 증권사 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다. 증권업계 자체적인 PF-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프로그램 신청도 받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자기 보증 ABCP 직접 매입을 허용해 위험값을 합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경영실태평가 때 조정유동성 비율 한시적 적용 유예 및 파생결합증권 헤지자산에 대한 여전채 편입 비중 규제 일정 연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소형 증권사 등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일각 지적도 나왔다. 이 원장은 "단기금융시장 악화 등 일시적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들에게 시장 안정화 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계획 이행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서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향후 부동산 익스포져 등 특정부문에서 위험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부동산 투자 관련 시장이 부진해 짐에 따라 전 금융업권별 부동산 익스포져를 점검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이날 모두말씀에서 "특히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익스포져가 큰 증권사 및 사업장의 위험요인에 대해 면밀한 점검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홍콩주식 급락으로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들의 원금손실 등 우려가 있는데 대해 이 원장은 "최근 홍콩지수 연계 ELS의 낙인(Knock-In) 규모가 증가했으나, 대부분 2024년부터 만기가 도래하여 단기간 내 대규모 손실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며 "홍콩지수 연계 ETN(주가지수증권) 중 홍콩지수 하락 위험에 노출된 정방향(1X, 2X) 상품은 191억원(5개)으로 추가적인 손실발생 가능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20년 3월 ELS 마진콜 사태 이후 관련 제도를 보완하여 현재 증권사가 외화자금 확충 및 외화조달 비상계획 수립을 통해 발생가능 마진콜에 적정하게 대비 중"이라며 "향후 지수하락이 지속되는 경우 투자자 손실가능성에 대비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증권사 외화유동성 보유 규모, 외화조달 비상계획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계 증권사에 대한 공매도 검사결과를 묻자 이 원장은 "검사중인 사항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해당 증권사는 정기검사 대상에 따른 검사의 일환으로 살펴본 것이며 국내 증권사 역시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