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에스에스지닷컴 대표. / 사진 = 신세계그룹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제 진행된 신세계그룹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이사에 모두 유임됐다.
인사 발표 전 업계는 강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마트나 SSG닷컴 가운데 한 회사 대표 자리만 유지하고 다른 회사에는 새 대표가 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았다.
결론적으로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의 대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최근 실적은 부진하지만 강 대표의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전략을 그룹에서 지지한다는 것이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났다.
강 대표는 1969년생이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에서 소비재 유통 부문을 담당하며 이마트와 인연을 맺었다. 2019년 실적 둔화로 위기감이 커진 이마트에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1993년 이후 외부에서 영입된 첫 번째 최고경영자로 화제를 모았다.
강 대표는 선임 이후 2년간 좋은 실적을 올리며 이마트의 실적 하락 흐름을 깼다. 2020,2021년 2년 동안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110.2% 증가했다. 실적 부진 점포를 줄이고 기존 점포를 신선식품 위주로 재편한 전략이 팬데믹과 맞물려 성과로 이어졌다.
2020년 인사에서는 SSG닷컴 대표까지 맡아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전략을 총괄하게 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상승세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 영업이익이 83.1% 감소했다. 특히 2분기는 1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증권가에선 이마트가 올해 29조원 대의 매출을 거두면서도 영업이익은 700억 원 이상 줄어든 2400억 원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SG닷컴 또한 상반기에 6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마켓글로벌과 통합 시너지가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문제다. 지마켓은 올해 상반기 3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부문 핵심 지표로 분류되는 거래액(GMV) 또한 하락세다. 지마켓의 2분기 GMV는 1% 증가한 4조497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1분기 GMV은 3조798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과 비교할 때 14% 감소했다.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 전경/사진제공=한국금융신문DB
이를 위해 강 대표는 이마트 실적개선과 함께 신세계 계열사들과 지마켓-SSG닷컴 간 협업을 강화시켜 온라인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케팅 비용 축소와 사업간 교통정리를 통해 이마트와 온라인 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통합 작업은 SSG닷컴을 필두로 진행되고 있다. SSG닷컴이 그동안 운영해왔던 오픈마켓을 단계적으로 종료하며 지마켓과의 사업 영역 조정에 나섰다. SSG닷컴 '프리미엄'과 '전문몰', 지마켓은 '오픈마켓' 등 각자의 장점에 집중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SG닷컴은 올 하반기부터 수익 창출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며 오픈마켓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마켓 간편결제 '스마일페이'를 이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거나, 이마트와 지마켓, SSG닷컴이 손을 잡고 주요 브랜드 통합매입에 나서는 등 시도도 진행하고 있다. 지마켓은 SSG닷컴과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을 선보이며 온라인 충성고객을 한 데 아우르는 작업을 했다.
수익성 개선 작업에도 착수한다. 저마진 또는 역마진 상품을 줄임으로써 영업이익 개선을 빠르게 가시화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주문량이 적은 일부 배송 권역은 인근 점포로 통합하거나 택배로 교체하는 등 PP센터(이마트 점포 내 온라인 주문 처리 공간) 효율화 작업도 대대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미래 성장을 선도하고,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해 중용했다”라며 “앞으로도 신세계그룹은 도전적 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하는 것은 물론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기반한 엄중한 인사 기조 또한 이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