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 해소를 위해 민간 차원 '자율적' 펀딩 형태를 갖추도록 고안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전날(24일)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금융투자협회장과 9곳의 주요 대형 증권사 사장 등이 단기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만나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자금을 모아 중소형 증권사들을 도와주자는 '제2 채안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전용 펀드가 목적이며, 대형 증권사 별 규모에 따라 갹출을 해서 1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게 핵심으로 알려졌다.
이번 논의 관련해서는 업계 자구 노력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취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회 금융의 날 기념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안펀드의 추가 캐피탈콜 관련 질의에 "20조원 규모 채안펀드가 부족하다면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정부가 갖고 있는 자금만으로는 시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조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채안펀드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것, 한은이 할 수 있는 것, 민간 쪽에서 스스로 또 해야 될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호황기 사업을 확장해 온 금투업계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있으나, '본래' 채안펀드도 민간 부담을 지우는 방식인데 '제2 채안펀드'까지 출자를 맡아야 할 대형사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배임 소지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입장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출범을 하더라도 자칫 지원받게 되는 중소형사라는 인식이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레고랜드 PF(프로젝트파이낸싱) ABCP 사태가 결정타가 된 최근 자금시장 경색 국면에서 중소형 증권사 리스크는 부각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구성에서 변제 순위를 보면 대형사 대비 중소형사의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크게 나타나는데, 2022년 1분기 말 기준 대형사는 중후순위 비중이 30%인 반면, 중형사는 63%, 소형사는 72%로 그룹별로 위험 인수 성향 차이가 확연하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26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2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 금융투자협회(2022.01.26)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