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레스트전 기부금 전달식 참석자들이 2022년 9월 29일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두나무
이는 성장 기업으로서 ‘성장 중심’을 벗어나 ‘지속 가능 경영’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평소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기술 활용에 있어 전력 소모가 많은 데다 하루아침에 시가총액 60조원 가까이가 증발한 ‘루나(LUNA)·테라USD(UST)’ 사태로 사회적 시선이 따가운 만큼 ESG 경영을 통해 도의적 책임을 다하려는 움직임이다.
국내 가상 자산 업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Upbit) 운영사 ‘두나무’(대표 이석우닫기

제15차 세계산림총회와 함께 후원한 이 전시회에서 공개된 육근병, 강형구 등 총 22명의 국내 인기 작가 작품이 업비트 NFT를 통해 90% 이상 판매된 것이다. 그렇게 모인 NFT 낙찰 대금 일부와 판매 수수료 전액은 ESG 경영 일환으로 한국산림복지원을 통해 ▲숲 가꾸기 캠페인 ▲작은 숲 조성 ▲시민 교육 등 탄소 중립 활동에 쓰기로 했다.
두나무는 이 밖에도 지난 3월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 복원을 위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 세계) 플랫폼 ‘세컨블록’(2ndblock)에서 세컨포레스트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블록체인을 활용한 산림 종자 이력 관리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 기술을 접목한 교통 약자 힐링(Healing·치유) 프로젝트 ‘치유의 숲’ ▲청소년 대상 산림 교육 프로그램 ‘두나무 그린리더’ 등 다양한 방법으로 ESG 경영을 실천 중이다.
이수진 두나무 가치혁신실 상무는 “두나무의 기술과 자원을 활용해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두나무 ESG 경영 키워드(Keyword·핵심 단어) ‘나무’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해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는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뿐만이 아니다. 최근 ‘코빗’(Korbit·대표 오세진닫기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아동의 생존과 보호, 발달, 참여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 중인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와의 협력인 만큼 향후 아동 보호 프로그램 관련 각종 NFT 활용 캠페인이 추진될 전망이다. 코빗은 앞서 지난해 4월에도 NFT 거래 작명권 경매를 진행한 뒤 수익금 약 1억6000만원(59이더리움)을 넥슨 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한 바 있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오랜 기간 아동 보호에 힘써 온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와 NFT 사업을 하게 돼 뜻깊다”며 “앞으로도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사회 공헌활동 아이디어(Idea·구상)를 실행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ESG 경영’이 필수가 된 시대 흐름에 맞춰 가상 자산 업계 대표들도 ‘사회적 책임’에 공감대를 함께한다. 특히 가상 자산의 경우, 채굴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 증가를 유발해 기후 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만큼 친환경 캠페인에 많은 여력을 쏟는다.
지난달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부산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22)에 참석해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 응당히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다”며 ESG 활동을 지속하겠단 뜻을 밝혔다. 단순히 주주 이익을 환원하는 걸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단 의지도 피력했다.
두나무는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ESG 경영위원회’를 공식 출범시킨 바 있다. 위원회는 ▲ESG 전략 기본 방향 설정 ▲ESG 규정 제정·개정 ▲ESG 활동 실행 계획 검토 ▲ESG 활동 성과 모니터링(Monitoring·확인) 및 평가 등을 수행한다. 또한 최근엔 가상 자산 주 이용자인 2030 청년 가운데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계층을 돕고자 약 58억원 규모 ‘넥스트 스테퍼즈’(Next Steppers) 희망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으며, 향후 2년간 자립준비 청년을 ‘함께 서기’를 위해 아름다운재단(이사장 한찬희)과 6억6000만원 규모 후원금을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빗썸(Bithumb·대표 이재원닫기

빗썸 관계자는 “가상 자산 업계가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듯, 관련 기업의 ESG 경영도 성장하는 단계”라며 “지속 가능한 기업 문화로 ESG 경영이 자리 잡으려면 모든 구성원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빗썸은 대표 가상 자산 거래소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ESG 활동을 발굴·실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가상 자산 업계가 ESG 활동을 점차 확대하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자본시장에서 중요해진 이유가 리스크(Risk·위험) 관리 차원인데, 가상 자산 업계라고 리스크를 피해 갈 수 없다”며 “기업 혼자 열심히 한다고 성장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ESG 경영은 사회 구성원과 함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신뢰 경영’과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루나 사태 이후 가상 자산 업계는 투자자 신뢰가 많이 무너졌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끈끈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친환경 건축물 사용, 이사회 다양성 및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등 지금보다 ESG 경영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