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 자료출처=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최종호가수익률(2022.10.20 장마감 기준)
이미지 확대보기정부가 단계적 시장안정책을 표방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돈맥경화'로 시장 기능이 흐트러진 가운데 완전 회복이 녹록하지 않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이날 회사채 AA-등급(무보증)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를 뜻하는 신용스프레드는 123.8bp(1bp=0.01%p)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AA- 3년물 금리가 연 5.588%까지 치솟았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연 4.350%다. 회사채와 국고채 모두 절대금리 레벨이 높아진데다,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에 대해 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는 것으로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이 이날 발표한 '최근 신용채권시장 상황 평가: 신용스프레드 확대요인을 중심으로' 보고서는 "신용스프레드 확대요인은 금리상승 국면에서 신용도와 유동성이 낮은 신용채권의 투자수요가 크게 위축된 데다, 한전채와 은행채 등 초우량물 발행 확대와 이에 따른 신용채권 간 구축효과 등 공급요인도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강원도 레고랜드 PF(프로젝트파이낸싱)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미상환 사태까지 겹치면서 전방위적으로 단기자금시장까지 얼어붙는 연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시장안정화 대책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회사채 시장 및 CP(기업어음) 등 단기자금시장 관련한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여유재원(1조6000억원)을 통한 신속 매입을 골자로, 추가 캐피탈콜 실시도 즉각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도 적극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PF 시장과 관련 시장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메시지도 냈다. 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유예하는 내용을 통해 쏟아지는 우량채 부담 경감 대책도 포함했다.
일단 당국 대책으로 전일 대비해서는 채권금리 변동폭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다.
다만 시장은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정상적 환경에서도 단기자금 시장 위축 경향이 있는 시기라 기관투자자 조기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 마감)까지 더해질까봐 노심초사다.
당분간 크레딧 시장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정부가 특히 시기적으로도 신속성을 더해야 하지 않겠냐는 게 다수 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다익선, 위기대응대책 많을수록 좋다' 리포트에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대응 차원에서 시행된 조치인 한국은행의 무제한 RP(환매조건부증권) 매입 및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꼽았다. 특히 한은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 기구인 SPV(기업유동성지원기구) 재가동 필요성도 거론했다. 발행시장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의 회사채/CP 매입과 금융사 CP 및 ABCP 매입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제시했다. 김기명 연구원은 "금리인상기 유동성 공급은 통화정책상 엇박자가 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금융안정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