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한국투자증권 리포트(2022.10.20) 중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다다익선, 위기대응대책 많을수록 좋다' 리포트에서 "발행시장 수요 위축으로 회사채 발행이 급감하는 등 크레딧 시장 수급이 날로 악화되고, 부동산 경기 냉각에 강원도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한 보증이무 불이행이 찬물을 끼얹으면서 단기자금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의 PF ABCP 기피 현상은 옥석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금융당국 대책이 나오지 않고 시장 기능에만 맡기면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연말이 다가오고 있어 정상적 환경 아래에서도 단기자금 시장에 타이트해지는 경향이 있는 시기라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채안펀드는 최대 20조원 규모로 검토 대상에 올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원은 "채안펀드 재가동을 통해 시장 기능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으나, 단 시장 기능 완전한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금리인상을 통하 유동성 회수 국면으로 은행도 민평 대비 오버 발행을 불사하면서 은행채 발행에 폭주하고 있는 상황으로 캐피탈콜에 응해야 될 금융회사의 자금사정에 여유가 충분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판단했다.
아울러 그는 "기존 시장 참여 기관의 캐피탈콜 채안펀드 자금 조성은 자금이 이쪽 주머니에서 저쪽 주머니로 옮겨졌을 뿐 단기자금시장 등에 대한 신규 자금 공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안펀드 외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대응 차원에서 시행된 조치인 한은의 무제한 RP(환매조건부증권) 매입 및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증권금융 유동성 공급 등 대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한은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 기구인 SPV가 재가동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설명했다.
발행시장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의 회사채/CP 매입과 금융사 CP 및 ABCP 매입도 전향적으로 검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제시했다. 금리인상기 유동성 공급은 통화정책상 엇박자가 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금융안정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단기자금시장 경색 원인은 표면적으로은 강원도 ABCP 사태 관련 부동산 PF 채권에 대한 패닉에 가까운 기피 현상에 따른 유동성 고갈이 문제지만, 근복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부동산 PF 신용위험 증가가 내재돼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통해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풀리고 나면 PF 사업장들의 사업성 평가를 통한 옥석 가리기를 진행해 정상적인 PF ABCP에는 자금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PF ABCP 투자자가 정상적인 PF 사업장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며 "매입확약 등을 제공한 증권사에 대해 부동산 PF 관련 잠재 부실을 파악해 충당금 적립과 필요시 증자 등을 유도함으로써 완충능력 제고를 통한 PF ABP 시장 신뢰회복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부동산 PF 딜은 대주가 단독으로 참여하기보다 다수의 대주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인 점도 리스크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브릿지론이 만기연장되는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업성이 악화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 브릿지론 등 부동산 익스포저가 있는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완충 능력 제고를 유도함으로써 부동산 금융시장 전반의 안정성과 전이 위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