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예상 분양물량 및 실제 분양물량, 공급실적률 추이 / 자료제공=직방
이미지 확대보기9월 아파트 분양물량이 당초 예정물량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며 올해 세 번째로 낮은 물량을 기록했다. 비율로만 따지면 33%로 연내 최저 수준이었다.
당초 올해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던 아파트는 9월까지 누적 26만여가구에 달했지만, 이 중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물량은 절반인 13만 가구 수준에 불과했다.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폭등 등의 요인으로 건설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매달 발표하는 분양예정물량 데이터에 따르면, 9월까지 예정된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26만180가구였다. 그러나 이 중 실제로 분양된 물량은 13만2962가구로 공급실적률은 약 51%에 그쳤다.
특히 9월은 월간 4만791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분양에 나설 것으로 예정됐으나, 실제 분양에 나선 물량은 1만3357가구에 그쳤다. 공급실적률은 33%로 올해 가장 낮은 수치를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4월에 기록된 41%로, 2만3446가구가 예정됐으나 9512가구만이 실제 분양에 나섰다. 이는 올해 가장 적은 월간 분양물량 수치기도 하다.
공급실적률이 가장 높았던 달은 2월로, 2만2251가구가 예정됐던 가운데 81%에 해당하는 1만8238가구가 분양에 나섰다. 그러나 나머지 달은 전부 60% 미만의 공급실적률을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총 3만2722채로, 전월 대비 1438채(4.6%) 증가했다. 지난해 말(1만7710채)과 비교하면 1만5012채(85.8%)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증가세가 가팔랐다. 그간 지방 중소도시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규모 미분양이 점차 수도권까지 옥죄어오는 모양새다. 수도권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말 1509채에서 8월 5012채로 8개월 사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방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아, 같은 기간 1만6201채에서 2만7710채로 1만 채 넘게 늘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서울이 188채로 전월 대비 24.5% 증가했다. 수도권도 1042채로 2.5% 늘었다. 다만 전국은 7300채로 전월보다 0.8% 줄었다.
지방부터 퍼지고 있는 미분양 우려를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세종시를 제외한 비수도권 전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 지정 대상에서 해제하는 강수를 뒀다. 이로 인해 세종시와 인천 연수·남동·서구 등 4곳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지역이 규제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규제지역 해제가 지방 부동산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리가 더욱 오르고 있고 여전히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만큼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방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렸지만 집값 안정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지난 7월 대부분 지역의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집값 하락세·낮은 거래량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과 실물 경기 위축 여파로 규제지역 일부를 해제하더라도 주택 매수세가 회복되기 어렵다”며 “규제지역이 해제된 곳에서 주택 매수세가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당장 집값 하락이라는 대세에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