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정무위는 다음달 6일 금융위원회, 11일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한다. 이어 17일 신용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금융공사, 20일 예금보험공사·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서민금융진흥원, 24일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 정무위 국감에서는 각종 금융사고 등 은행 내부통제 문제와 관련한 금융당국과 은행장들의 책임론이 핵심 화두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사건과 함께 주요 시중은행에서 10조원대 이상 외환거래가 발생하는 등 금융사고가 끊기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은행 횡령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금액은 총 844억2840만원(65건)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736억5710만원(10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69억9540만원(18건), NH농협은행 29억170만원(15건), 신한은행 5억6840만원(14건), KB국민은행 3억580만원(8건) 순이었다.
10조원대 이상 외환거래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금감원이 최근 12개 은행을 대상으로 이상 외환 송금 거래 관련 검사를 진행한 결과 총 72억2000만달러(약 10조1080억원) 규모의 이상 거래가 확인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이상 외화 송금 의심 거래 사실을 보고받고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이후 전 은행권 자체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22일부터 나머지 10개 은행에 대한 전면적인 현장·서면 검사에 돌입했다.
은행별 수상한 송금 규모는 신한은행이 23억6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16억2000만달러), 하나은행(10억8000만달러), 국민은행(7억5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이상 외화 송금 거래 대부분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를 빠져나온 자금이 다수의 계좌로 흩어진 뒤 특정 무역법인 계좌로 집금돼 다시 은행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확인됐다.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로 추정된다.
금융사 내부통제 문제는 지난 2019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부실 사태 등으로 금감원과 금융사 간 소송전으로까지 번진 만큼 금융당국과 은행 최고경영자(CEO) 책임론, 제도 실효성에 대한 질타가 재차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 국감 증인 신청 명단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장 전원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증인 채택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10년 동안 다퉈 온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S)' 결과도 정무위 국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지난달 “한국 정부는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약 2800억원·1달러당 1300원 기준)를 배상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판정 취소를 신청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2012년 비금융주력자 심사를 받는 과정에 관여한 전·현직 경제·금융관료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재직했다.
이외에도 정부의 '125조원+α' 규모의 금융 민생안정 대책과 가상자산 법제화 등도 국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