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북미 시장 공략법을 자체 브랜드 경쟁력 강화 전략에서 인수합병으로 변경했다./사진=본사 DB
아모레퍼시픽(회장 서경배닫기서경배기사 모아보기)은 1일 미국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Tata Harper)' 운영사인 'Tata’s Natural Alchemy’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를 위해 유상 증자로 약 1681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타타 하퍼는 지난 2010년 탄생했다. 제품 개발부터 포장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철저히 클린 뷰티 원칙을 고수하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특히 유전자 조작 원료(GMO), 첨가제, 인공 색소, 향료, 합성 화학물질 등 포함되지 않은 100% 자연 유래 성분만 사용했다. 현재 네타포르테, 컬트 뷰티 등 온라인 채널과 세포라, 니만마커스 등 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브랜드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이미지 확대보기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인수 합병 결정에 업계는 놀라는 분위기다. 그 동안 LG생활건강이 효율적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더 에이본 컴퍼니, 피지오겔 북미 사업권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진행한 데 비해 아모레퍼시픽은 큰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2분기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매출은 21.3% 감소한 1조26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09억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주요 도시 봉쇄로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외 사업이 모두 타격을 받았다.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주가를 내리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수익성에 집중하고 주력 라인 위주 매출 드라이브가 예상돼 올해 3분기에도 매출 성장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앰버서더로 블랙핑크의 '로제'를 모델로 세웠다./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기조가 바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31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모델을 배우 송혜교에서 블랙핑크의 '로제'로 교체했다. 송혜교보다 상대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로제로 설화수의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랙핑크는 지난달 발매한 앨범 '핑크베놈'이 빌보드 메인차트인 '핫100'에 22위로 진입하는 등 BTS와 함께 북미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로 북미 뷰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재 성장하고 있는 북미 시장에 집중한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이상 늘었다. 지난 7월 진행한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도 라네즈가 뷰티&퍼스널케어 (Beauty & Personal Care) 부문에서 가장 많이 판매한 브랜드로 등극했다. 설화수의 윤조 에센스도 완판됐다.
아모레퍼시픽은 타타 하퍼와 함께 강도 높은 마케팅으로 북미 시장에서 럭셔리 스킨케어 입지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신규 카테고리 확장 등을 시도한다. 생산물류 시설과 프로세스 개선으로 타타 하퍼의 수익성 강화에도 힘쓴다. 아울러 타타 하퍼의 북미, 유럽 비즈니스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한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타타 하퍼는 아모레퍼시픽이 추구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구현하는 브랜드다"며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최고 스준의 연구개발과 생산물류 인프라와 타타 하퍼의 차별화한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 선도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