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도 감소하면서 IB(기업금융) 부문이 수익 기둥인 증권사들이 대체로 방어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실적 효자' 역할에서 후퇴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2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도 여럿 나왔다.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

업계 1위 실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6059억원)은 반기 만에 6000억원대를 돌파하면서 연간 '1조 클럽' 가능성을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다각화된 투자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별도 기준 운용손익(1100억원)이 선방했고, 투자목적자산 등에서 발생한 실질 분배금 및 배당 수익(756억원)도 기여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해외 법인의 실적도 견고했다. 2분기 해외법인 세전순이익은 64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3.3%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 3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가장 낮아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입증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업계 2위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의 2022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5758억원, 순이익은 437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개선됐다.
메리츠증권의 약진은 작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호황을 누렸던 빅5 증권사들의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실적 감소율과 대비된다.
주요 대형사들이 그야말로 '반토막' 실적을 냈다. 특히 선두를 다퉈 온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130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53.5%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3% 줄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4188억원, 순이익은 348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채권운용을 포함한 트레이딩손실(-2329억원)이 큰 폭으로 확대됐고, 지분 투자한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평가손, 증권 증자를 위해 발행한 달러채권 환산손 등이 발생했다. 1분기 배당금 효과가 소멸하면서 상품운용손실 규모를 키웠다. IB부문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M&A 인수금융 등이 견조했던 게 방어막이 됐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

작년 '개미 투자자' 투자 창구로 호황을 누렸던 키움증권(대표 황현순)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3405억원, 순이익 249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8%, -48.4%로 잠정 집계됐다.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

금융그룹 리딩 경쟁 가늠자로 부상했던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도 '흐림'을 나타냈다.
KB증권(대표 박정림닫기


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 김상태닫기

하나증권(대표 이은형닫기

하이투자증권(대표 홍원식)은 올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 927억원, 반기 순이익 64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34억원, 294억원으로 -32.5%, -36.6%로 집계됐다.
BNK투자증권(대표 김병영닫기

작년 증권업 호황에 동승했던 중소형 증권사들도 시장금리 급등, 증시 거래대금 감소 여파에 내리막길이 두드러졌다.
유안타증권(대표 궈밍쩡)은 올 2분기 연결 영업손실(-120억원), 당기순손실(-78억원)을 냈다. 상반기도 영업이익 87억원, 당기순이익 225억원으로 전반적으로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은 2분기 연결 영업손실(-29억원), 당기순손실(-93억원)으로 각각 적자였다. 상반기도 영업이익은 416억원, 당기순이익은 20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1%, -72.5%였다.
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도 올 2분기에 영업손실(-45억원), 당기순손실(-43억원)을 냈다. DB금융투자의 올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216억원, 순이익은 151억원이다.
SK증권(대표 김신닫기

반면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계열회사 견조한 성장세 등을 바탕으로 한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 이창근)은 연결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1194억원, 당기순이익이 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6%, 3.2%씩 늘었다. 증권사 전환 후 사상 최대다.
현대차증권은 특유의 관리 경영 기조 효과를 봤다.
현대차증권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87억원, 순이익 36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5%, 17.9% 증가해 2분기에 업계 유일한 '깜짝' 플러스(+) 실적을 냈다. 채권 금리 상승에 대비한 포지션 축소와 IB부문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이 반영됐다. 현대차증권 상반기 영업이익은 881억원, 순이익은 67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 -7.4%로 낙폭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금융 등 IB 부문 실적도 안심하지 못할 상황이 되고 있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고위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커서 신용평가사들의 모니터링도 강화되고 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증권사들은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21년까지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힘입어 우수한 영업실적을 창출했던 증권사는 2022년 금리상승 등 업황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면서 각 사업부문에서 실적 저하 국면에 진입했다"며 "우발부채,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 등 위험익스포저 규모 양적 관리, 자본규모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반면,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동산금융 등 위험익스포저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리스크관리 성과에 따라 실적이 차별화 될 전망"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