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7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339억원)보다 56% 감소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주력 제품인 의류용 섬유 스판덱스 부진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스판덱스 생산량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중국은 지난 상반기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지역에 봉쇄령을 내렸고, 이 영향으로 원재료를 적시에 공급받지 못한 스판덱스 공장 가동률이 떨어졌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의류 제품에 대한 소비자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스판덱스 재고도 쌓여갔다. 이 밖에 스판덱스 원재료 BDO(부탄다이올) 가격은 1분기 보다 30% 가량 하락했으나 작년과 비교하면 2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섬유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31%로 정점을 찍었다가 올해 1분기 13.9%, 2분기 4.1%로 뚝 떨어졌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가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해까지 주춤했던 자동차 생산·수요가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타이어코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400억원 수준이던 효성첨단소재 무역·기타 부문은 올해 상반기 720억원을 거뒀다.
이 같이 주력 사업 실적 흐름이 대외적 변수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지자 효성첨단소재는 미래 유망한 신소재를 발굴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한다. 이는 조현준 회장이 평소 “빠르게 변하는 고객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탄소섬유·아라미드 등이 대표적 신소재다. 이들 사업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3% 정도에 불과하지만, 과감한 투자를 통해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하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 탄소섬유 공장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한다. 2020년과 2021년 1·2차 증설을 통해 연산 6500톤 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3차 증설로 생산능력이 9000톤까지 늘어난다. 투자가 완료되는 2028년에는 연간 2만4000톤까지 확장된다. 이를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 10% 수준의 ‘넘버 3’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1 수준으로 가볍다. 그럼에도 강도는 10배 높다. 자동차, 풍력, 우주항공, 스포츠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철의 대체 소재로 활용된다.
불에 녹지 않는 ‘슈퍼 섬유’ 아라미드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아라미드는 5㎜ 정도 굵기의 가는 실로 2톤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고강도에, 섭씨 500도 고온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는다. 5G 이동통신 광케이블용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3700톤 규모 아라미드의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5000톤으로 1.7배 가량 증설할 예정이다.
효성첨단소재가 준비하고 있는 신소재는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수소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충전소에 액화수소를 운반하기 위한 수소차 연료탱크를 탄소섬유를 기반으로 만들 예정이다.
효성그룹은 수소와 관련해 생산·저장·운송·충전 등 모든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효성첨단소재는 저장·운송 부문을 담당하는 것이다.
한편 효성 수소 사업의 한 축인 수소 생산과 판매는 또 다른 화학사 효성화학과 효성중공업이 맡는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독일 가스·화학기업 린데와 손잡고 액화수소 합작법인 린데하이드로젠과 효성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 린데하이드로젠은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액화수소로 정제하는 사업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용연공장 부지 내 세계 최대 규모인 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공정을 짓는다. 효성하이드로젠은 이를 수소충전소에 판매하는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