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올 2분기 매출 1조8223억원, 영업이익 17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8%, 5.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치를 경신한 신기록이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경기 침체와 광고 시장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광고와 커머스를 담당하는 톡비즈 매출이 우려와 달리 성장을 이어갔고, 게임과 뮤직, 스토리 등이 포함된 콘텐츠 사업은 약 2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게임 부문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 첫 글로벌(대만) 진출 성과와 서브컬처 장르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출시 성과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2분기보다 약 2.5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내부에선 커지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하반기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대표 기업 중 하나다.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각종 플랫폼 기업들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이 완화하고 외부 활동이 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엔 경기 침체로 기업들 마케팅 비용 집행도 줄이는 분위기다. 광고를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삼고 있던 카카오 성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실제 카카오 광고·쇼핑 등을 담당하고 있는 ‘톡비즈’ 부문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인 2019년 톡비즈 부문 2분기 매출은 1389억원에서 같은 해 4분기 2215억원으로 약 73%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매 분기 60~70%대 성장률을 이어갔으며, 지난해에도 매 분기 30~5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톡비즈 전년 대비 성장률은 16%에 그쳤다.
지난 2019년 카카오톡 내 광고를 게재하면서 알짜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 등에 따른 광고 시장 침체로 톡비즈의 성장률도 둔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 대표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성장성 측면에서 올 상반기 부담이 있었고, 하반기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카오 사업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며 “카카오만의 강점과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프로필 영역과 친구탭을 개편한다. 프로필 영역에는 페이스북과 같이 지인 프로필에 반응을 표시하는 등 교류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교류 속 카카오가 서비스 중인 선물하기·이모티콘 등 비즈니스를 결합해 수익을 확대할 방침이다. 친구 탭에는 광고판인 ‘비즈보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수익은 4분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다.
배재현 CIO는 “비즈보드가 친구 탭으로 지면을 확장하고, 프로필 영역이 변화하면서 선물하기가 확대되고, 이모티콘과의 시너지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광고는 기존 이미지 중심에서 영상 중심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가 국내 최대 이용자와 강력한 트래픽을 갖고 있으면서도 광고 예상 비중을 크게 가져가지 못하는 건 동영상 광고로의 확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주목도 높고 효율 좋은 광고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오픈채팅을 활용해 커뮤니케이션 대상을 지인에서 비지인으로 확장해 이용자 저변 확대에 나선다.
오픈채팅방은 사용자들 관심사를 기반으로 개설되는 특성을 고려해 오픈채팅방 방장 선택에 따라 채팅방 내 주제별 광고를 도입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그간 카카오 광고가 DA(디스플레이 애드) 방식으로 운영됐다면, 이용자 관심을 기반으로 한 SA(서치 애드)형 광고로 확장해 주목도를 높이겠다는 것.
향후에는 오픈채팅을 국내 최대 커뮤니티로 키운 뒤 ‘오픈링크’라는 이름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해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
콘텐츠 투자는 신중해진다. 그간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 확보와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각종 콘텐츠 회사 인수합병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 온 카카오는 하반기 콘텐츠 부문 해외 계열사들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투자 규모도 보수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인건비나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또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홍은택 대표를 중심으로 환경, 인권경영, 기술윤리 강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고 사회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