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대 하반기부터 시작된 K-조선 수주 행보를 이끄는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박두선)의 2022년는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정의할 수 있다. 지난해 반등했던 수익성이 올해 들어 다시 적자를 보이고 있고,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장기화라는 대형 악재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등의 이런 우려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지표에서 고스란히 들어난다. 올해 들어 대우조선해양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제품을 팔고 남은 돈인 판매수익을 의미하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하 판매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대우조선해양의 판매수익은 –7258억 원으로 사실상 제품을 팔았을 때마다 적자를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4858억 원의 판매수익을 기록하며 2020년 적자(-4585억 원)를 만회, 올해 실적 반등을 노렸던 대우조선해양의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판매수익의 적자 전환은 기업의 부채상환, 설비 확장 및 대체를 위한 자금조달능력을 의미하는 CPS(주당 현금흐름)의 급락을 가져왔다. CPS는 1주당 얼마의 영업현금흐름을 벌어들이는 가를 나타낸다.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가지고 측정하는 수치로 영업이익 등 보다 더 보수적인 지표다. 만약 매출·영업이익 등과 달리 CPS가 낮다면 이 회사는 판매는 잘 되지만 판매대금이 잘 회수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우조선해양의 CPS는 –6765원이다.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2017년 –1만222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4528원) 대비 불과 3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 3사가 지난 2020년 하반기 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가 회복, 현재는 전세계 절반 가량의 신규 선박을 수주할 정도로 호조“라며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영업 파장, 하청 노조 파업 등 올해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담화문에서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해양 플랜트 사업 등에 있어 역량 부족, 저유가 등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였으나, 국민과 산업은행 등 대주주의 도움과 임직원들의 고통 분담 등 구조 조정을 착실히 이행해왔다”며 “최근 수주 시장도 살아나며 불황의 끝이 보이는 듯했지만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또다시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연속적인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며, 올해 1분기 말에는 부채비율도 547%로 증가 등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바탕으로 미래 전략을 수립하며 준비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또다시 하청지회의 도크 무단 점거로 인한 초유의 진수 연기가 4주 차에 접어들어 공정지연으로 인한 전후 공정의 생산량을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는 등 회사의 존폐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지난달 21일에 임원 워크숍을 통해 임원 전체가 비상경영 동참을 결의했고 생산현장 직장, 반장들로 구성된 현장책임자연합회의 비상경영 동참 선언 등 재도약과 위기극복을 위한 전사적인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