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청주공장 증설 안건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 원을 들여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증설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향후 2~3년 간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을 대비해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청주공장은 내년 초 착공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었다.
이번 공장 증설 보류는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보수적인 투자 집행 기조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에 진입한 글로벌 메모리 업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 중국 경기 둔화 등에 따른 IT 수요 둔화로 한동안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또한 원화가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으로 당초 예상한 투자 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 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공장 증설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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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인플레이션 심화에 대비해 생산 설비 신설 계획을 일부 변경하기로 했다. TSMC는 대만 타이난 과학단지 내 자사 2개 공장에 설치할 예정이던 3나노미터(㎚) 생산시설 대신 5나노미터 시설을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또 시설투자(CAPEX)도 기존보다 40억달러(약 5조2720억 원)가량 하향조정했다.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도 오는 9월부터 설비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회사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향후 수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 중”이라며 “신규 공장·설비 투자를 줄여 공급 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