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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결제대행 이젠 안 통한다 [BC카드-은행 결별]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2-07-13 17:30 최종수정 : 2022-07-14 07:50

SC · 전북은행, 프로세싱 마이그레이션 잇따라
장기적 측면서 수수료 절감 · 마케팅 강화 기대
자체카드 · 플랫폼 사업으로 수익 다각화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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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BC카드(대표이사 최원석)의 결제대행 사업 악화를 둘러싸고 아이러닉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카드산업 전문화와 효율성을 위해 은행들이 모여 공동 설립한 BC카드에 은행이 되려 등을 돌리고 있어서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은 맞은 BC카드는 은행의 카드업무를 대행하기 위해 태동했다. 그래서 지난 세월 동안 카드발급과 이용대금 정산, 명세서 발급 등 프로세싱(카드 후선업무 처리) 업무만으로도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회원사 이탈과 이들의 자체망 구축으로 인해 수익기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신규 회원사 유치 또는 사업 다각화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지 않는 한 향후 5년 뒤부터 점진적인 실적 감소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BC카드를 떠나는 자들
SC제일은행은 오는 11월부터 BC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새 결제망 파트너사로 지난 4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현대카드를 거론했다.

앞서 지난해 전북은행도 BC카드에 결제망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KB국민카드로의 마이그레이션(migration)을 선택했다. BC카드의 전체 카드 발급사 중 가장 큰 비중(37%)을 차지하는 우리카드 역시 올해 말을 목표로 독자 결제망 구축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독자 결제망이 없는 우리카드가 자체망을 구축하게 되면, BC카드 결제망 위탁에 대한 수수료를 아끼고 고객·가맹점 혜택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영업 시 고객의 수요에 유연하고 즉각적인 대처도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는 데 6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며 "그러나 이 정도 비용은 2~3년 안에 회수가 가능해 자체 결제망을 구축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BC카드는 프로세싱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회원사의 마케팅 업무를 돕는데, 회비 납부금액 대비 마케팅에 큰 차이가 없어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성장방식 버려야
BC카드는 위기의 해법으로 익숙함과의 결별을 택하고 있다. 최원석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 "새로운 결제 시장을 확대하고 생활금융 플랫폼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편중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올 1분기 BC카드의 영업수익은 8391억원을 달성한 가운데 이중 매입업무수익은 745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수익의 88% 이상을 차지했다. 또 BC카드의 신용카드 결제전표 매입액 점유율은 2016년 26.1%에서 지난해 9월 말 23.1%로 낮아진 상태다.

BC카드의 사업구조는 독자적으로 결제 프로세싱을 구축하고 있는 일반 전업 카드사와 다르다. 신용카드 가맹점 모집·관리와 매입업무, 브랜드 관리, 회원사 카드 발급 업무 등을 대행하며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현재 은행·증권사·카드사·핀테크·저축은행 등 40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에 BC카드는 그간 자사의 결제망을 사용하는 회원사와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체 신용카드 출시를 자제해 왔다.

하지만 최근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 대 소비자(B2C)로 전환하며 개인 고객을 끌어들이는 영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자체카드가 인기를 끌 경우 신용판매 수익은 물론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한 카드론 수익 등도 장기적으로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블랙핑크 카드를 시작으로 심플 카드와 시발(始發) 카드, 밸런스 카드, 인디비주얼 카드, 로스트아크 카드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두나무·크립토닷컴과 업무협약을 맺고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 계획을 밝혔으며,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 5종을 출시했다.

결제 데이터를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이종산업과 데이터 동맹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 유형을 만드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데이터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 출시와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와 인공지능(AI)·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3월 이마트24, 정보분석 기업인 닐슨컴퍼니코리아와 함께 소비·판매·상품 분류 데이터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 MOU를 체결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 본허가를 획득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베트남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점유율 1위사인 와이어카드 베트남(Wirecard Vietnam)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최 대표는 "베트남 현지 사업의 직접 진출과 안정적 사업 확보를 위해 와이어카드 베트남의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BC카드는 자사의 간편결제 플랫폼 ‘페이북’에 재테크 콘텐츠를 추가하며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 기틀도 마련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를 탑재하고 신용등급 영향없이 본인 인증만으로 각종 상품 금리와 한도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지난달에는 자체 커머스 플랫폼 ‘페이제트'에 미술품 판매 서비스도 론칭했다.

BC카드 관계자는 "매입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카드·데이터·결제 플랫폼·글로벌 사업 등을 영위하면서 수익구조 개선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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