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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금·5% 적금…은행 고금리 경쟁 이어진다 [한은 빅스텝 폭풍]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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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7-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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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금·5% 적금…은행 고금리 경쟁 이어진다 [한은 빅스텝 폭풍]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연 3%대 예금, 연 5%대 적금 상품을 찾기 쉬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저금리 장기화로 주식·부동산·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으로 이동했던 유동성이 예·적금으로 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현상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오는 14일부터 적금 22종, 예금 8종 등 예적금 총 30종의 기본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상품별 가입 기간에 따라 적립식 예금금리는 0.25~0.8%포인트, 거치식 예금 금리는 0.5~0.9%포인트 오른다.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동시에 가입하면 만기에 2배의 금리를 적용받는 '내집마련 더블업 적금'의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5.0%에서 연 5.5%로 0.25%포인트 높아진다.

하나은행의 대표적인 월복리 적금 상품인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연금하나 월복리 적금'의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3.2%에서 3.7%, 3년 만기 기준 최고 3.5%에서 4%로 0.5%포인트 각각 상향 조정된다.

매월 원리금을 받으려는 고객을 위한 '행복knowhow연금예금'의 기본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2.8%로 0.9%포인트 오른다.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3·6·9 정기예금(1년제 상품)'은 기본금리가 최대 0.85%포인트 높아져 연 2.8%가 적용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신속하게 반영해 고객들의 자산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며 "향후에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손님 중심의 금리 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14일부터 정기예금 21개와 적금 25개의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 인상한다. 예금 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을 최고 연 3.10%에서 최고 연 3.60%로 올린다. 그 외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25~0.50%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적금의 경우 '우리 SUPER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3.65%에서 최고 연 4.15%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2.90%에서 최고 연 3.70%로 높아진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전용 상품 뿐 아니라 영업점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적금 상품 금리를 0.20~0.80%포인트 인상한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는 0.50%포인트, 적금 금리는 0.50∼0.60%포인트 올린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 선제적으로 25개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올린 바 있다. 상품별 가입 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 3종 상품은 0.5~0.7%포인트, 적립식 예금 22종은 0.3~0.7%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한 쏠(SOL) 이용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쏠만해 적금'의 금리는 최고 연 5.3%, 주거래 고객을 위한 대표 적립식 예금인 '신한 알.쏠 적금' 1년 만기 상품의 최고 금리는 연 3.7%로 올랐다.

신한은행은 일부 수신상품에 한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주 초 예·적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과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약 10개월 사이 총 1.75%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1950년 설립 이후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차례 연속(4·5·7월) 기준금리 인상도 전례가 없다.

이 같은 빅스텝 단행의 배경으로는 고물가 상황이 꼽힌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6.0%)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주체들의 물가상승 전망을 반영한 기대인플레이션도 3.9%로 2012년 4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금융권에선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이날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3.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은 합리적"이라며 "국내 물가 흐름이 예상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음달 시작되는 예대금리차 비교공시, 자금 조달 필요성,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로 일시적으로 완화됐던 건전성 기준이 다시 강화되는 점 등도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을 통해 예·적금 유치에 나설 유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이미 연 3~5%대 금리를 주는 특판 예·적금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전용 정기예금 'NH올원e예금'을 출시하고 다음달 31일까지 가입 기간 1년에 한해 0.4%포인트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2.90%(12개월 가입기준)로, 추가 금리가 더해지면 최고 연 3.30%를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가 지난 11일 내놓은 '코드K정기예금' 특판 상품은 판매 10분 만에 한도 1000억원이 모두 소진됐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 100일에 한정해 기본금리 연 1.8%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3.0%의 금리를 제공한다.

한은의 이번 빅스텝으로 은행권에서 이같은 고금리 수신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수신금리가 크게 오르고 부동산·주식·가상화폐 등 자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정기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85조959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3191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37조4643억원으로 7046억원 증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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