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한국은행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중 갈무리(2022.06.22)
이미지 확대보기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여신사)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또는 부동산 경기 부진 시 대출자산이 부실화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 중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이 비은행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현안분석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등 신흥국 금융 불안 등이 가세하는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금융불안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주요 잠재리스크로 우선 증권회사와 보험회사는 투자자산의 상당량을 유가증권(채권,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시장금리 상승 또는 주가 하락 시 유가증권 평가손이 클 수 있다고 꼽았다.
한은은 "2021년말 현재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의 시가평가대상 채권 규모는 각각 244조1000억원, 336조8000억원이며, 시장금리가 100∼200bp(1bp=0.01%p) 상승하는 경우 각각 1조6000억원~3조3000억원, 36조~72조원의 평가손이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2021년말 현재 증권회사와 보험회사의 주식 보유규모는 각각 24조5000억원, 46조원으로 주가 20% 하락시 4조9000억원, 9조2000억원의 주식평가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증권회사와 여전사는 주로 시장성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 시 유동성리스크에 취약하다.
한은은 "특히 증권회사는 RP(환매조건부채권) 등 초단기 차입 비중이 매우 높아 차환리스크가 큰 데다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관련 마진콜, 채무보증 이행 등에 따라 추가 유동성 수요가 촉발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저축은행과 여전사는 취약가계와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 익스포저가 많아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또는 부동산 경기 부진 시 대출자산이 부실화될 여지가 있다고 지목했다. 2021년말 현재 저축은행과 여전사의 가계취약부문에 대한 대출 규모는 각각 46조원, 74조8000억원이다.
보험회사의 경우 해외 장기채권투자를 단기로 환헤지하고 있어서 있어 외환시장 불안시 환헤지 비용이 상승하고 차환리스크가 증가한다고 지목했다.
한은은 "특히 중소형 생명보험사의 경우 환헤지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아 이들의 환헤지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꼽았다.
한은 통합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SAMP)을 이용해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 등으로 인한 시장금리 급등 및 경기 둔화가 비은행금융기관의 복원력에 미칠 충격을 점검한 결과, 보험회사와 증권회사의 자본비율이 크게 악화되고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의 자본비율도 상당폭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증권회사 등의 유동성리스크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컨틴전시플랜(비상대응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보험회사 복원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 불식을 위해 보험회사의 RBC(지급여력비율) 계산방식에 대한 한시적 완화 조치 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