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 시험 수탁기관(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노터스’(대표 김도형·문정환)가 2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사진=노터스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

주가 하락 원인으론 ‘권리락 착시효과’가 꼽힌다. 권리락과 함께 주식 가격이 낮아져 ‘바겐세일(bargain sale·특가 판매) 기회’로 보이는 착시효과가 사라졌다는 의미다.
권리락은 구주에 부여되는 신주 인수권이나 신주의 유상·무상교부를 받을 권리가 없어진 상태를 일컫는다. 즉, 주주가 현실적으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주주명부가 폐쇄되거나 배정 기준일이 지나 신주를 받을 권리가 없어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권리락이 발생하면, 주식의 무상증자 비율 등을 반영해 기준가격이 조정된다. 노터스 주가는 권리락 시행 이전에 6만9500원이었다. 하지만 노터스는 지난달 9일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 대해 소유 주식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시행을 공시했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지난 2일이었다. 이에 따라 2거래일 전인 5월 30일까지 노터스 주식을 산 주주들은 신주를 배정받았다.
이후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달 31일 노터스의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한다고 30일 공시했다. 그렇게 되자 거래가는 7730원으로 바뀌었다. 무상증자와 함께 가격이 저렴해진 노터스를 두고 ‘바겐세일’이라 느낀 투자자들은 노터스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노터스는 무상증자 권리락 시행일인 5월 3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갈아치웠다. 해당 기간 상승 폭은 379%에 달한다. 무상증자로 유통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유동성이 늘어난 데다 기업의 주가 관리 의지로 해석돼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 보이는 착시효과를 발생시킨 것이다.
결국 노터스는 거래 과열로 지난 8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로부터 투자 경고 종목에 지정됐다. 그리고 이틀 뒤인 10일 하루 동안 매매가 정지되고 말았다. 다음날 거래가 풀렸지만, 주가는 그날부터 곤두박질쳤다.
지난 13일 장중 잠깐 4만39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현재 ▲13일 –28.21% ▲14일 –9.40% ▲15일 –9.96% ▲16일 –6.91% ▲17일 –22.28% ▲20일 –29.94% ▲21일 –30.00% 등 7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상승 시기에 차익을 실현한 매물이 시장으로 쏟아지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엔 다시 원상 복귀하기 마련”이라며 “기업이 권리락 시행 뒤 실질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회계상으로 변화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한류 상품(K-Product) 판매 플랫폼 ‘스타일 코리안 닷컴’을 운영하는 기업 실리콘투(대표 김성운) 역시 무상증자 검토 소식을 전한 뒤 이날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노터스와 마찬가지로 폭락이 위험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임상 시험 수탁기관(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노터스’(대표 김도형·문정환)가 지난달 9일 누리집에 올린 '신주 발행 공고'./사진=노터스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그때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확대됐다. 이후 완만한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2400포인트를 재탈환했다. 투자자별 현황을 보면 개인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각각 2315억원, 3195억원을 팔았다. 하지만 기관에서 5433억원 물량을 받아내면서 지수를 내림세에서 지켜냈다.
업종별로 보면 대부분 상승했다. 조선(+5.37%), 에너지 장비·서비스(+4.25%), 게임 엔터테인먼트(+3.88%) 등이 올랐고, 출판(-2.03%), 전기 유틸리티(-1.47%), 우주 항공·국방(-0.88%) 등이 낮아졌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대장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


반면, 시가총액 규모 2·3위인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닫기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역시 상승 전환했다. 전 거래일(769.92)보다 1.09%(8.38포인트) 증가한 778.30에 문 닫았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장 초반에는 하락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다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장을 마친 시점에서 봤을 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96억원, 55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133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엘앤에프(대표 최수안)와 천보(대표 서자원·이상율)가 각각 2.66%, 2.51% 떨어진 것을 빼곤 모두 올랐다.
코스닥 ‘대장주’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은 전 거래일보다 0.79%(4100원) 상승한 52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서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형닫기

이날 하루 동안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7조2955억9000만원, 코스닥 시장 6조7922억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상승은 최근 낙폭이 컸던 만큼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의 가솔린(gasoline) 면세 소식과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국 재무 장관이 수개월 내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이 완화할 것이라 언급한 점도 지수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이만열) 투자분석가(Analyst)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오전 혼조세를 나타낸 뒤 이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며 “기관 매수세 유입과 미국 지수 선물 상승세에 동조화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대표 오익근) 투자전략팀장도 “여전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특별한 상승 모멘텀(momentum·성장 동력)보다는 최근 가파른 증시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이탈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원·달러 강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2.4원)보다 1.2원 오른 1293.6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