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토스증권 대표./사진=토스증권
박재민닫기박재민기사 모아보기 토스증권 대표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서학개미’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3월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개시 1년을 맞이한 뒤 새로운 MTS 서비스를 속속 추가하면서 서학개미에게 공들인 결과다.
토스증권이 8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선보인 해외주식 서비스 성과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누적 거래대금은 13조원, 해외주식 서비스 이용자는 140만명에 달한다.
해외주식 누적 거래대금은 13조4000억원(110억달러)을 기록했다. 지난달 해외주식 월 거래대금은 4조원대에 진입했다. 전월 대비 해외주식 전체 거래대금이 약 4% 상승하는 동안 토스증권 거래대금은 54% 증가한 것이다.
해외주식 서비스 이용 고객 수는 14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300만명을 돌파한 국내의 해외주식 투자자 3명 가운데 1명이 토스증권을 이용하는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4%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30대가 30%, 40대가 23%를 차지했다.
해외주식 월 활성 이용자(MAU‧Monthly Active Users)는 4월을 기점으로 100만명을 기록했다. 토스증권 측은 이에 관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소액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주식 MAU는 110만명이다. 해외주식 이용 고객의 약 80%에 해당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해외주식 시장 내림세에도 토스증권의 4월과 5월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이미 1분기 거래대금을 넘겼다”며 “해외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도 쉽게 다양한 투자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데다가 ‘실시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처럼 고객 관점에서 익숙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높은 호응으로 이어졌다”고 성과 배경을 밝혔다.
토스증권(대표 박재민)이 8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선보인 해외주식 서비스 성과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했다./사진=토스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실제로 박재민 대표는 박재민 대표는 토스증권 플랫폼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혁신을 위한 몸집을 키우는 등 서학개미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선 PC용 홈트레이딩 시스템(HTS‧Home Trading System)을 모바일로 변환시키는 것에 충실한 기존 증권사들과 달리 초보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편했다. 친숙한 브랜드명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관련 종목이 다수 조회된다.
매수‧매도 등의 증권 용어는 구매하기‧판매하기 등으로 바꿔 표시해 이해하기 쉽다. 정보가 부족한 해외 주식 종목에 대한 외신 기사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번역해 준다.
특히 관심종목에 ‘좋아요(하트)’를 누르면 첫 페이지에서 해당 종목을 꾸준히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종목별 뉴스와 공시, 재무제표, 매출 구성과 주요 사업분야 등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점은 주식을 처음 접하는 ‘주린이(주식+어린이)’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혁신을 위한 몸집도 키웠다. 지난 한 해 동안 총 9번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1378억원 규모 자본금을 확충했다. 체력이 더 탄탄해지자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월에는 올해 첫 대규모 MTS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국내 주식 투자종목에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와 상장지수증권(ETN‧Exchange Traded Note) 등 상장 지수상품을 추가한 것이다. 레버리지 ETF를 포함한 총 804개 종목으로, 국내 상장된 모든 ETF와 ETN이 이에 해당한다.
몸집을 키운 토스증권은 해외 주식 투자종목과 거래 시간을 늘렸다. 지난해 12월 해외 주식 서비스를 공개할 당시 거래 가능한 종목은 ETF를 포함한 522개 종목이었는데, 올해 실시한 업데이트로 토스증권은 최근 인기를 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를 포함한 레버리지 ETF 등 3000여 개로 종목을 확대했다.
거래시간도 늘렸다. 한국 시각으로 평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였던 거래시간을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로 변경했다. 정규 거래시간 전인 ‘프리마켓(Pre-Market)’과 장 마감 후인 ‘애프터마켓(After Market)’을 포함한 것이다.
지난 4월에는 1000원부터 미국 우량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주문 즉시 체결되는 ‘실시간’ 방식을 지원 중이다. 서학개미는 이를 통해 3000개가 넘는 해외주식에 빠르게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주식에는 자동주문 기능을 적용했다. 토스증권 고객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관심 주식을 골라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 수 있다. 시장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기 어렵거나, 당장 오늘이 아니더라도 관심 주식이 원하는 가격에 도달했을 때 매매하고 싶은 투자자들을 위한 기능이다.
알림 기능도 종목별 선택이 가능하다. 기존 알림 항목인 가격 변동‧뉴스‧공시정보 등 회사 소식 외에 종목별 지정가를 설정해 지정가가 도달할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박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 한다. 현재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er‧로봇+투자 전문가) 기반 WM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투자성향 분석부터 포트폴리오 구성법까지 모두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한층 강화한 투자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인 토스를 기반으로 테크핀(IT+금융)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서비스를 본격화하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몸집이 큰 기존 증권사들과 영업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는 최근 추세에서 토스증권의 이 같은 행보는 분명히 기존 증권업계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만한 혁신”이라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