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올해 정기 주주총회는 김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을 더 높이는 시기였다. 우선 올해 정기 주총을 통해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등기임원에 합류했다. 재계에서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한화까지 등기임원에 선임되면서 경영 승계가 본격화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열린 한미 비즈니스테이블은 해당 행보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대신해 총수 자격으로 참가한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미 태양광 협력을 강조하며, 젊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동석한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도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비즈니스테이블을 계기로 태양광 한미 경제협력이 확대될 경우 김 사장의 경영 승계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를 상징하는 사업이 태양광이기 때문이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진두 지휘, 현재의 위치까지 끌어올렸다.
한화그룹도 김 사장의 행보에 힘을 싣고자 최근 미국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주거·상업용 태양광 시장 1위(한화큐셀)를 차지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한미 양국에서 총 38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투자를 통해 고효율 탑콘(전하선택형 태양전지, TOPCon : Tunnel Oxide Passivated Contact)셀 생산 라인 구축을 통해 글로벌 태양광 리더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별로는 태양광, 풍력 등의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9000억 원은 수소혼소 기술 상용화, 수전해 양산 설비 투자 등 탄소중립 사업 분야에 투자한다. 투자금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 우리 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 등에 활용된다. 친환경 신소재 제품 개발 등에는 2조1000억 원을 투자해 탄소중립에 발걸음을 맞추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친환경 고부가제품 연구 개발, 크레졸 등 친환경 헬스케어 제품 사업 등을 통한 환경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K-9 자주포 해외 시장 개척, 레드백 장갑차 신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K-방산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한국형 위성체 및 위성발사체, UAM 등의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관련 시장을 개척하는데도 앞장선다. 이를 통해 국내 우주사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밖에 석유화학 부문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투자 등에4조 원, 건설 분야 복합개발 사업 확대 및 프리미엄 레저 사업 강화 등에도 2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업 투자 외에도 5년간 2만 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나선다. 이를 토대로 기계·항공·방산, 화학·에너지, 건설·서비스, 금융 등 전 사업부문에 걸쳐 연평균 4000여 명 안팎의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
한화그룹 측은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투자 취지를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